[녹십자 50돌] 매출 9만배 '껑충'…'혈액제제·백신' 한우물 결실
[녹십자 50돌] 매출 9만배 '껑충'…'혈액제제·백신' 한우물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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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십자는 29일 경기 용인시 본사 목암빌딩 대강당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녹십자)

"글로벌 건강산업 리더로 도약"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매출 9만배 증가.' 제약사 녹십자가 창립 50년 만에 거둔 성적표다. 1967년 창립 첫 해 1276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조1979억원으로 늘었다. 녹십자는 1972년부터는 45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상업적 성공의 비결로는 '필수의약품 국산화 노력'이 꼽힌다.

녹십자는 지난 50년간 혈액제제와 백신 등 필수의약품 분야에 역량을 쏟았다. 혈액제제와 백신 사업에 뛰어들었던 1960년대는 의료계에서 조차 혈액제제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다. 특히 백신은 수익성이 떨어져 국가주도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녹십자는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 이미 자급자족하고 있던 필수의약품을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국산화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결과 녹십자 백신과 혈액제제는 세계 50여개국에 공급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의약품이 됐다.

1971년에는 수입에 의존하던 필수의약품을 생산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6번째 혈액제제 공장을 완공해 혈장증량제 '알부민' 등을 만들어냈다. 소변이 원료인 혈전용해제 '유로키나제'도 우리 기술로 개발했다. 1979년에는 제약사 최초로 수출 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의약품 수출에 앞장섰다.

B형간염백신과 계절독감백신, 신종플루백신 개발에도 성공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1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 3번째로 개발한 B형간염백신 '헤파박스-B'는 13%에 달하던 B형간염 보균율을 선진국 수준인 2~3%로 낮췄다. 지난 2009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플루 팬데믹(대륙간 대유행) 사태 당시 신종플루백신 국내 공급을 통해 국가 보건안보에 기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한민국과 녹십자를 신종플루 팬데믹에 가장 모범적으로 방어한 사례로 꼽았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계절독감백신의 원액과 완제품도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하면서 독감백신의 자급자족 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와 독감 유행시기가 정반대인 남반구 지역을 공략하면서 해외 누적 매출은 2억달러를 넘어섰다. 유엔(UN) 조달시장에도 세계 독감백신 가운데 가장 많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녹십자는 앞으로 100년, 200년을 위해 세포치료제 개발과 북미 사업에 미래를 걸었다.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근 5년새 연구개발 비용을 2배가량 늘렸다. 아시아 최대 세포치료 연구시설을 갖춘 '셀센터'도 건설하고 있다.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이 완공될 경우 총 270만리터 규모 혈장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지난 50년은 아무도 가지 않을 길을 개척하며 시련과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글로벌 공략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 정도경영과 더불어 연구개발에 매진해 거대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건강산업의 리더로 도약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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