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충격 취약차주 대출규모 80.4조원"
한은 "금리 충격 취약차주 대출규모 80.4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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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변동금리 비중 높은 2금융권 70% 포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차주의 부채규모가 8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약차주 대출의 약 70% 가량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상호금융 등의 2금융권에서 이뤄졌다. 대출금리 상승과 맞물려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하위 30%의 저소득자 또는 7~10등급의 저신용자인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가 2분기말 기준 80조4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말 대비 1조9000억원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12년말(84조4000억원) 이후 4년 반 만에 최대치다. 전체 가계대출(1388조3000억원)의 6.1%에 해당한다.

특히 다중채무자이자 저소득자인 차주의 대출규모가 2분기말 기준 42조2000억원으로 전년말(40조1000억원)대비 2조원 이상 급등했다. 다중채무자이자 저신용자인 차주의 대출 규모는 50조6000억원으로 같은기간 1000억원 증가했고, 다중채무·저신용·저소득자에 모두 해당하는 차주의 경우도 12조4000억원으로 2000억원이나 늘었다.

▲ 자료=한국은행

금융기관 별로 보면 취약차주의 비은행권 대출이 전체의 67.3%를 차지해 은행(32.7%)의 2배를 넘어섰다. 비은행권 중에서도 상호금융의 대출 비중이 27.2%로 가장 높았고, 여신전문회사는 15.1%, 저축은행 8.2%, 보험사 5.0%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업 대출의 경우도 10.2%나 차지했다.

전체 가계신용의 경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2분기말 가계신용은 1388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 증가했다. 지난 2012~2015년 평균 증가율(5.8%)을 여전히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10.6% 못지 않게 기타대출(9.7%) 증가세가 커졌고, 비은행대출(11.8%)의 경우 은행권 대출(7.5%) 증가율을 넘어섰다.

전체 차주별로 봤을 땐 소득과 신용, 자산 측면의 상위계층의 점유 비중이 여전히 높았지만, 저소득층의 대출 비중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말 기준 전체 대출 중 상위 30%의 고소득자 차주 비중은 65.6%로 전년대비 0.1%p 늘었다. 반면, 저소득자의 대출 비중은 10.8%로 0.2%p나 증가했다. 중소득자 대출 비중은 23.6%로 0.3%p 줄었다.

신용등급 별로 보면 1~3등급 고신용자 차주의 비중은 67.1%로 전년말 대비 1.4%p나 상승했다. 중신용자 비중이 26.1%로 1.1%p가 줄었고, 저신용자 비중도 6.8%로 0.3%p 하락했다. 은행권의 부채 건전성 관리 노력이 강화된 영향이다. 은행권의 경우 고정금리와 분살상환 대출 비중(1분기말)도 각각 43.6%, 46.5%로 전년말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한은 측은 "가계신용 확대 과정에서 취약차주의 부채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최근의 대출금리 상승 움직임과 맞물려 이들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가계부채 전망에 대해서는 "8·2 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예정)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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