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 선출을 앞둔 KB. 사진은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점.(사진=손예술 기자)

은행권, 찬반 설문조사 '전례없는 일'협상전략 혹은 배후설 '무게'

[서울파이낸스 손예술 기자]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 발표(14일)를 하루 앞두고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KB노조협의회)가 윤종규 회장에 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KB노조협의회는 과거 노조가 진행한 윤종규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했다며 '부당 노동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설문조사 개입 의혹을 두고 노사 간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KB금융지주 측은 "조작하거나 개입한 적이 없다"며 노사와 개입이 있었는지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KB노조협의회는 "노조 설문시스템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한다."며 "공동 조사를 주장했으나 사측으로부터 어떤 공식적 접촉이 없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새 회장 후보 발표를 앞두고 노사 간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전례가 드문 일'이라는 평을 내놓는다. 13일 다수 금융지주 및 노조 관계자들은 KB노조협의회의 진정성과 순수성에 의문을 표한다.

A은행 관계자는 "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이 나오지 않았는데 윤종규 회장 연임 찬성과 반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는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전에도 노조와 일부 갈등을 빚었지만, 노조 자체에서 회장 연임과 찬성과 반대를 묻진 않았다. 한동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때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또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주 전산시스템 교체 등으로 불거진 'KB사태'이후 금융사 지배구조 규범 등이 강화됐는데도 KB노조는 오히려 '퇴행'을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도 나온다.

KB금융지주는 회장 연임 과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하고, 2016년 10월에는 '회장 연임 우선권'을 없애는 '경영승계규범'을 만들었다. B은행 관계자는 "KB노조협의회가 윤종규 회장이 선출한 사외이사들이 다시 윤종규 회장을 연임시키는 '회전문 인사'가 말도 안된다고 한다"면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를 뽑는데 노조의 주장을 따라가보면 아예 모든 위원회를 부정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KB금융지주 회장 선출 전 노조의 반대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하나는 KB노조협의회가 흔들기를 통해 협상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키 위한 '정치적 반대', 즉 일종의 협상전략이라는 것이고, 다른 한편 노조와 결탁한 배후 세력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특정 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다만 KB금융 사측이나 노조 양측 모두 배후설에 대해서는 부인 또는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C은행 노조 관계자는 "KB금융지주 만큼 큰 은행에는 여러가지 이권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도를 넘은 듯한 공세로 같은 배를 타고 있는 KB금융의 이미지 실추라는,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결과만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은행 안팎에서 점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