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건교부 차관의 '불필요한' 집값 발언
<기자 수첩>건교부 차관의 '불필요한' 집값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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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왜 건교부장-차관은 입이 가벼운 걸까".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이 집 값이 지금보다 30~40%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성 발언으로 또 다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15일 기자간담회자리에서다.
 
이 차관은 "올해 안으로 집값이 지금보다 30~40%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60~70%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금의 주택정책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부동산 정책 주무부서 차관이 향후 집값을 구체적으로 예상하고 이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말들이 많다. 
과거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되레 오르는 현상이 반복될 당시 某장관이 섣부른 예측을 했다가, 그게 빌미가되어 결국 옷을 벗은 경험을 한 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또 집값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당시 발언은 함축하면 "집값 떨어질 테니 집 사지마라"였다.

물론, 이 차관의 발언이 의도하는 바를 모를 사람은 없다.
최근들어 급매물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거래가 이뤄지면서 일부 언론들이 집값바닥론을 제기하는 등 '호들갑'을 떨고 있는 데 따른 '경계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즉, 집값이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사전에 이같은 분위기를 차단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발언의 내용이다. 구체적인 %를 제시하는 등 너무 단정적이다.
이 차관의 말대로라면, 그같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렇게 많이 떨어질 집값에 대한 '염려성 발언' 자체가 불필요한 것 아닌가.
극단적으로 70%까지 떨어질 집값인데, 국지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집값이 바닥을 친 게아니냐는 예측들이 흘러나온다고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지않는가 하는 지적이다.  
너무 극단적인 수치가 제시되다 보니 국민들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게 된 셈이다. 
그의 경솔함은 "다음 정권에서도 주택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단정적 표현에서도 드러난다.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려는 원론적 언급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엄격히 말해 현직 건교부 차관이 책임질 수 있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라경제 전체를 놓고 볼때 '집값하락'이 아니라 '어떤 양태'로 하락하는가 하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이 차관의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 국민중 어느 누구도 현재의 집값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동시에 집값은 앞으로도 아주 많이 더 떨어져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문제는 일시의 급격한 폭락(버블 붕괴)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는 점이다.
가계부실등 엄청난 경제적 파장을 불러 올 것이라는 우려때문에서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지금도 '버블붕괴론' 을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차관의 표현을 보면 마치 '버블 붕괴' 수준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충분하다. 생각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때문에,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만 지나치게 몰입, 경제전체를 위해 필요한 '부동산 연착륙'의 중요성을 미쳐 생각지 못한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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