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주식투자하는 개미들…신용거래융자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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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고금리 장사 논란…키움證, 대출이자 11.8% '최고'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자 증권사들은 내심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어 손해는 덜 보면서 고금리 장사로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7조6693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올해 초(1월2일 기준 6조8083억원)보다 12.64% 늘어난 수치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300선을 돌파하며 박스피(코스피+박스권) 탈출하자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 투자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현금을 빌린 뒤 주식을 사는 거래를 뜻한다. 주로 주가가 오를 때 많이 활용되는데 차익을 내야 되갚을 현금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신용거래가 단기간에 주식을 사고팔아 차익을 얻고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는 단타매매에 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키움증권이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추산한다. 대출기간 1~15일 기준 11.8%의 가장 높은 이율을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단기 고금리 이율을 책정하고 있는 증권사는 키움증권 뿐만이 아니다. KTB투자증권(9.0%), 이베스트투자증권(8.0%), 리딩투자증권(8.0%) 등도 11~8%의 고이율을 투자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자가 제공하는 주식의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담보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행사한다는 점이다. 투자자들로서는 수익률 하락과 고금리 이자라는 이중고를 일방적으로 떠안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은 수년째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고 경우가 많은데다 명확한 금리산정 기준도 밝히지 않고 있다. 32개 증권사 중 2011년 이후 이율을 고치지 않은 증권사가 9곳이나 된다. 2011년 3.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1.25%까지 떨어졌다.

올해 업무계획에 따라 증권사들의 금리산정 체계를 들여다보기로 한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돈 장사'를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관련법에 따라 신용공여 금리산정은 증권사가 정하도록 못이 박혀있고,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간섭할 여지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각 증권사들이 어떤 방식을 근거로 신용거래 금리를 산출하고 있는지 일단 점검한다는 계획"이라며 "객관적인 기준에서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증권사가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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