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출신 뷰티 수장, 사업 '누가누가 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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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이 '뷰티사관학교'로 인정을 받으면서 중견기업에서 동사 출신의 임원을 고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정보와 기술을 자사에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양창수 토니모리 사장과 호종환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이동건 코스온 대표 (사진=각 사)

지난해 성적 엇갈려…코스온, 사상 최대 실적 달성
토니모리 한자릿수 성장…네이처리퍼블릭 적자전환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뷰티사관학교' 아모레퍼시픽에서 몸담았던 화장품 기업 수장들이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경력을 쌓은 이동건 대표가 이끄는 코스온은 약진한 반면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양창수 사장이 지휘하는 토니모리의 경우 한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조업자 개발생산(ODM)기업 코스온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코스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831억원, 6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4%, 43% 늘었다.

코스온은 ODM 후발주자로, 2013년 6월 화장품 제조 공장을 세우면서 화장품 제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홍콩과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사업을 확대해왔다. 기초·색조 화장품 수출액도 2014년 15억원에서 지난해 61억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초에는 태국 회사 웰코와 자체 화장품 브랜드 '닥터마이어스'에 대한 독점 유통계약을 맺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온이 올해에도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러시아 등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편, 회사의 등기·미등기 임원(16명)의 절반은 아모레퍼시픽에서 근무했던 인재들이다. 이동건 대표를 비롯해 경영을 총괄하는 박의훈 부사장과 허경 상무이사 또한 아모레 기술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반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정운호 게이트'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2015년 10월 정운호 전 대표가 해외 원정도박 사건으로 수감되면서 다음해 6월까지 경영 공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액은 96억원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12월 아모레퍼시픽 출신의 호종환 대표를 구원투수로 등판시키고,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호 대표는 1983년 태평양에 입사한 뒤 약 35년간 근무한 화장품 전문가다. 2005년 아모레 브랜드숍 에뛰드하우스의 영업 사업부장, 2010년 에뛰드 영업 상무이사를 역임했다.

호 대표는 아모레 영업본부장 재임 당시 해외 사업에도 관여했던 만큼 중국과 미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브랜드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호 대표의 해외 경력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에뛰드 대표 출신 양창수 사장이 이끄는 토니모리는 지난해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액(2331억원)과 영업이익(176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6%, 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29억원으로 4% 감소했다. 다만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33.7% 성장했다. 자회사들의 생산 설비 구축으로 발생한 초기 적자가 연결기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 지난해보다 22% 성장한 매출 목표액(2850억원)을 발표했다. 대형 점포 육성을 통해 가맹점 수익을 강화하고, 면세 부문과 온라인 부문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사업인 주문자상표부착(OEM)·ODM 사업을 통해 100억원의 매출 목표치도 설정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국내 생산 공장은 완공됐고 곧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중국 공장은 하반기 완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경영 능력보다도 환경적 요인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며 "공장 설립과 면세 채널이 확대되면서 연결기준 실적이 저조했지만, 올해 정식으로 공장이 가동되면 실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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