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R&D②] '백신강자' 녹십자, 글로벌제약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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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구·개발비 1170억원…올해 20% 더 늘려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PAHO 독감백신 점유율 1위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혈액·백신제제 강자 녹십자가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 주력 부문의 경쟁력을 더 키우고 바이오베터와 합성신약으로 외형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197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처음 매출액(1조478억원)이 1조원을 넘어선 이후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 자리를 지켰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7.3% 성장했고, 해외 매출은 2014년부터 전체 매출액의 20%가량을 유지해오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2위에 오르며, 이같이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주력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기적인 수익 감소라는 부담에도 올해 역시 공격적인 연구·개발(R&D) 부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2014년 846억원에 이어 2015년 1019억원, 지난해 1170억원을 R&D에 쏟았으며 올해는 약 20%를 더 늘린다는 목표다.

▲ 혈액·백신제제 강자 녹십자가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 주력 부문의 경쟁력을 더 키우고 바이오베터와 합성신약으로도 외형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녹십자)

전략 제품 글로벌화 전사적 역량 집중

녹십자는 혈액·백신·유전자재조합제제 전략 제품을 대형 수출 품목으로 키우고,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사적인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면역글로불린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 에프'다. 이미 국내에서 출시했던 경험을 발판으로 미국과 유럽 선진 의약품 시장과 중국과 같은 거대 의약품 시장에도 도전한다.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중국 3상)'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미국 2상)'는 각각 중국, 미국·일본 임상 진행 중이다.

현재 약 10조원 규모의 혈액분획제제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진출을 위한 기반도 다지고 있다. 혈액제제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이 북미 허가 과정에 있으며, 이와 더불어 혈액분획제제 공장도 설립 중이다. 현지에서 생산된 의약품을 구매기관에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도 캐나다 정부와 체결한 상태다.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북미에 설립한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교두보로 향후 '아이비글로불린'과 '알부민'등의 혈액제제 공급,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의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플랜트 수출(생산설비·공장을 해외로 공급하는 것)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태국 적십자사에 혈액제제 플랜트 건설을 2015년 9월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6900만 달러(약 780억원)를 거둬들였다. 회사 측은 플랜트 수출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시장 선점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410억원 규모 독감백신 수출…역대 최대

녹십자의 독감백신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입찰시장에서 독감백신 부문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는 올해 PAHO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3700만달러(약 41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 이는 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수출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이로써 독감백신 해외 누적 수주액은 2억달러(약 2200억원)를 넘어섰다. 독감백신을 수출한 지 6년 만의 기록이다.

회사는 백신이 주력 분야인 만큼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군으로 육성하고 있다. 2009년 국내 최초의 계절 독감 백신, H1N1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등을 시작으로 단가와 3가, 4가 백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바이러스주에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 3가 독감백신의 경우 아시아에서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심사(PQ) 승인을 획득했다. 4가 독감백신 역시 아시아 최초로 판매허가를 획득했고, 지난해 12월 1인용 계절 독감의 WHO PQ 인증을 받았다.

국내 최초로 티디백신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백신은 성인용 디프테리아·파상풍 예방 백신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했었다. 회사 측은 이번 티디백신의 국산화로 매년 45만명 분의 수입 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녹십자는 향후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백일해 항원이 추가된 혼합 백신 임상도 진행 중이다.

◆ 바이오신약으로 파이프라인 확대

녹십자는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혁신 약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혈액학과 면역학의 약물 개발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혁신 혈우병치료제, 면역항암제 등을 개발 중이다. 아직은 임상 단계 전이지만, 글로벌 품목 가능성이 높은 품목들은 임상 단계로 조속히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구성된 바이오 신약인 'GC1102'의 경우 세계 최초로 간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마쳤으며, 만성B형간염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2013년에는 기존 혈장 유래 제품보다 안정성 및 효능, 편의성 등이 크게 개선될 것이 인정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도 받았다.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표적치료 바이오신약 'GC1118'은 대장암을 적응증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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