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배당 보너스마저!"…한국거래소 '한숨'
"아, 배당 보너스마저!"…한국거래소 '한숨'
  • 김희정·남궁영진 기자
  • khj@seoulfn.com
  • 승인 2017.03.31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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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27% 감소 불구 지난해 배당성향 5.7%↑
거래소 몫 예탁원·코스콤 배당수익 20.8% 줄어 

▲ 표=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주주들에게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준 한국거래소가 홀로 한숨을 쉬고 있다. 자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으로부터 얻는 거래소 몫의 배당액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거래소는 주주총회를 열고 KB증권,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등 지분을 가지고 있는 35개 금투회사에 총 233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고전한 증권사들에게 기분 좋은 '보너스'를 챙겨준 셈이다.

작년 거래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783억원 대비 27%나 하락한 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침체로 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들면서 거래소의 주수입원인 거래수수료가 급감한 것이 이유다. 하지만 거래소는 주주들에게 2015년과 비슷한 배당액을 지급한데 더해 배당성향을 35.0%에서 40.7%로 되레 늘렸다.

증권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사이 거래소는 내심 침울한 분위기다. 그간 쏠쏠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예탁결제원과 코스콤의 배당금이 신통치 않은 탓이다. 지난 2015년 216억원에 달했던 예탁원과 코스콤의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171억원으로 2014년도와 같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예탁원은 전년 대비 16.56% 줄어든 5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고 총 179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예탁원 지분 70.43%를 보유한 거래소에게 돌아갈 배당금은 126억원이다. 지난해 거래소가 기록한 순이익(573억원)의 21%나 되는 결코 작지 않은 규모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예탁원이 거래소에 준 배당금은 △2014년 142억원 △2015년 177억원으로 꾸준히 늘어왔지만 지난해에는 28.81%나 쪼그라들었다. 실적 악화로 당장 한 푼이 아쉬운 거래소로서는 한 숨이 나오는 대목이다.

거래소가 76.62%의 지분을 갖고 있는 코스콤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52.67% 급증한 17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콤 관계자는 "어려운 업계 분위기 속에서 소프트웨어 재사용률을 높이고 외주용역 대신 자체인력을 활용하는 등 자체적인 비용절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순이익 증가에 따라 코스콤의 거래소 배당금도 △2014년 29억원 △2015년 39억원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코스콤의 배당금 총액 59억원 가운데 무려 76%에 해당하는 45억원이 거래소로 돌아간다. 다만 규모가 예탁원에 비해 작아 배당금 총액이 불어나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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