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파격적 수수료' 퀸FP 조직 확대
교보생명, '파격적 수수료' 퀸FP 조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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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총 2100만원 지원…"안정성에 성과 더할까" 업계 주목

[서울파이낸스 서지연기자] 교보생명이 파격적인 수수료로 35~50세 대상의 경단녀 모시기에 나섰다. 안정적인 전문가 조직을 만든다는 취지다. 다만 2년간 최대 2000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걸어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부터 30~40대 직장 경력이 있는 여성들로 구성된 '서울 퀸(K-WIN) FP지점' 설계사 조직(광화문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추가적으로 리쿠르팅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서울 퀸 FP지점은 20여명으로 구성돼 있고 계속 리쿠르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파격적인 수수료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최대 2년간 기본급 형태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교보생명은 '보험판매실적에 상관없이' 서비스성과 수수료 지급하는데 △1~6개월은 100만원 △7~12개월은 90만원 △13~24개월은 80만원의 수수료를 제공한다. 총 210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판매 성과에 관계없이 지원해 준다는 것. 이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생보사 대비 상당히 높은 금액이다.

교보생명은 2년간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고객보장전문컨설턴트로 발전 기회를 제공해주며, 일반직장과 달리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활동하는 등 유연한 근무시간을 통해 여성들이 육아와 가사를 병행할 수 있게 했다.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충성도 높은 설계사 조직을 꾸리겠다는 복안이다.

▲ 그래픽=서울파이낸스

교보생명의 '퀸(K-WIN) 조직'은 삼성생명의 '리젤(LI-GEL)' 지점에서 착안했다. 삼성생명은 30~45세 경단녀 중심으로 현재 서울 및 수도권 지역 4개 지점에서 지점당 30명 안팎으로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도 이같은 경단녀 특화지점 신설을 검토 중이다.

생보업계가 이처럼 직접 경단녀 설계사 조직 육성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리크루팅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준 GA 설계사는 20만명을 넘어섰다. 기존 보험사 설계사 조직보다 GA의 설계사 조직이 커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경단녀를 영입해 전문조직으로 육성한다는 게 이들의 전략이다.

다만 높은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올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점 설계사 수를 총 30명으로만 가정했을 때, 수수료에만 최소 6억 3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이는 셈이다.

먼저 설계사들이 교육 도중에 중도 이탈해도 환수조치가 없다. 지원자들이 '판매 실적이 관계없이' 높은 수수료를 제공한다는 광고에 혹해 호기심에 교육을 받다가 중도 퇴사하게 되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 삼성생명의 '리젤'지점은 초반에 교육을 받으면 일정량의 비용을 지원해주긴 하지만 금액이 비교적 적고, 교육을 중도에 퇴사하면 환수하는 조치가 있다.

또 안정적인 직장에 있던 경단녀들이 설계사 일과 가사를 병행하며 영업할 수 있을지도 우려하는 시각이 높다.

업계는 교보생명의 파격적인 시도에 우려하면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원래 보험 설계사에게는 기본급이라는 개념이 없다"면서 "고정급을 지급하면서 설계사 조직을 육성한다는 것은 혁명적 변화"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본급이라는 제도에 안주하는 설계사가 생길까 우려되긴 하지만 안정성에 성과만 더해지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은 "아직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장의 성과보다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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