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돌아본 2016년 증권업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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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선봉장부터 사기꾼 청담동 주식부자까지 '명암'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코스피지수는 올해도 2000선 박스권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변수에 민감한 국내 산업구조상 '어쩔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수년째 퇴보하고 있는 증권가로선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그럼에도 내년 증시에 한번 더 기대를 걸게 되는 건 도전을 향한 업계의 집념 때문이 아닐까. 올해 여의도 증권가의 빛과 그림자로 남은 인물들을 한 데 모아 조명해봤다.

◇ 초대형 IB 단초 세운 박현주…개미 사로잡은 권용원

▲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4월15일 오후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통합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내년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사진 = 미래에셋대우)

지난 2014년 말 당시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인수전은 미래에셋그룹의 승리로 끝나며 국내 최초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올해 대형사들의 초대형 IB를 향한 각축장 역시 박 회장의 베팅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1년여 간 채비를 마친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내년 을지로 사옥에서 새 닻을 올린다.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현대증권으로 눈을 돌렸고, 끝내 연내 통합 KB증권을 탄생시켰다. 기업 인수합병(M&A)에 있어 '소극적'으로 평가받던 KB금융지주로선 강력한 펀치를 날린 셈이다.

가장 먼저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운 NH투자증권의 김원규 대표는 올해 비교적 잡음 없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부서 개편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며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덩치 키우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이 맞춰진 한 해였다.

올해까지 9번 연임에 성공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안정적 행보를 보였다. 한국금융지주는 은행 중심의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증권사 중심의 금융지주로, 그만큼 수장이 어깨에 짊어진 짐 또한 무거울 수밖에 없다.

대형사들의 각축장 속 고군분투한 중소형사 CEO들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키움증권의 권용원 대표는 '온라인 특화 증권사'로서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금융당국의 '비대면 계좌개설 방침'에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부문서 선방했다. 작년부터 준비해 온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최근 코스콤 테스트베드 인가 단계에서 전체 수익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최순실 게이트' 조인근…주식사기 구속된 이희진

▲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감사위원이 지난 10월28일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감사는 2012년 말부터 2014년 3월까지 청와대에서 대통령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올해 전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뜨린 '최순실 국정개입' 논란은 증권가에도 이어졌다. 청와대에서 대통령 연설문 작성을 담당한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위원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게된 것.

조 감사는 당초 금융분야 경력도 없이 지난 9월 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돼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그는 최씨 관련 의혹 보도가 쏟아진 직후 사흘간 무단 결근을 해 의혹을 증폭시켰으나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관련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매년 반복되는 '관피아(관료 출신 낙하산)'와 '금피아(금융당국 출신 낙하산)' 논란도 여전했다. 5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된 정찬우 이사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노조 측으로부터 '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할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 선임된 이은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또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으로 '금피아'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노조는 이 본부장이 이례적으로 '상임이사' 급으로 바로 선임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반발했다.

▲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가 지난 9월7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원 건물을 나서고 있는 모습. 이씨는 케이블 방송과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자수성가 이미지를 앞세워 유료회원들을 모집한 후 유료회원 약 2500여명에게 비상장 주식을 고가로 매도해 약 13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일명 '청담동 주식부자'로 통한 이희진 전 미래투자파트너스 대표 또한 올해 대표적인 주식사기 건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씨는 케이블 방송과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자수성가 이미지를 앞세워 유료회원들을 모집했다.

그는 유료회원 약 2500여명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후 네이처리퍼블릭 등 비상장 주식을 고가로 매도해 약 13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다. 금융위는 이씨에게 11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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