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업계에 부는 '스폐셜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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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화 발달로 기준도 까다로워져"…프리미엄으로 차별화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맛'을 구분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많은 이들이 즐기는 일종의 문화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다만 계속되는 커피전문점의 포화상태와 이로 인한 과다경쟁으로 국내 브랜드커피 시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커피브랜드 시장은 앞서 미국에 등장했던 '스폐설티 커피' 문화를 속속히 받아들이면서 고급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4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미국 커피시장에서 '제 3의 물결'('제 1의 물결' 네슬레와 같은 인스턴트커피, '제 2의 물결'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체인 커피전문점) 이라고도 불리우는 '스폐설티 커피'는 점점 고급화되는 소비자의 취향과 니즈에 맞추는 점이 특징이다.

매장에 커피 품질 감별사인 '큐그레이더'를 두거나 유명 바리스타와의 콜라보(협업)를 통해 산지 특성과 맛을 살린 제품을 출시하는 이 '스폐설티 커피'는 미국스페셜티 커피협회(SCAA)에서 "엄격한 선별 작업을 통한 엄선된 생두를 로스팅해 신선한 상태에서 추출이 행해지고, 그리고 이를 마시고 즐길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한 주변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서 운영되고 있는 커피브랜드 중 스폐셜티 커피 매장을 따로 런칭하거나 기존 메뉴에서 확대한 곳은 지난 2009년 매일유업과 제휴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폴 바셋'을 시작으로, 2013년 탐앤탐스 블랙, 2014년 SPC스퀘어에 첫 선을 보인 커피앳웍스, 스타벅스 리저브, 할리스 커피클럽, 엔제리너스커피의 스페셜티매장 등이 있다.

이 중 매일유업의 '폴 바셋'은 지난 2003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 우승자인 폴 바셋과 협업해 '최고급 생두와 로스팅 기법'으로 차별화시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당시 2009년에는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라는 개념이 알려지기 전이었는데, 신세계 강남점에 첫 매장을 열고 스페셜티 커피와 서비스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해 왔다.

▲ 탐앤탐스 블랙 매장 (사진 = 탐앤탐스)

이후 2013년 탐앤탐스는 스폐셜티 커피를 운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탐앤탐스 블랙'을 런칭했는데, 압구정점에 첫 문을 연 후 2014년에는 도산로점과 이태원점, 청담점을 2015년에는 명동눈스퀘어점, 남양주 유기농테마파크점, 청계광장점을 차례로 오픈하며 현재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 매장은 신진작가 발굴 및 문화예술 후원 프로젝트 '갤러리탐' 전시를 진행 중으로 커피를 즐기면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에서도 2014년 스폐셜티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앳웍스'를 선보였는데 현재 매장은 강남, 광화문, 인천공항 등 주요 상권에 위치하고 있다. 커피앳웍스에서는 시그니처 커피인 '콜드브루 니트로'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얼음 없이 커피 그대로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시원한 커피로, 18시간 동안 추출한 콜드 브루 커피에 질소가스를 충전해 마치 흑맥주를 연상시키는 부드럽고 청량감 있는 맛이 특징이다.

▲ 스타필드하남 리저브 특화 매장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도 2014년 3월 커피 애호가들의 높아진 기호를 반영해 싱글 오리진 프리미엄 커피인 '스타벅스 리저브'를 내세워 국내 스페셜티 커피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2014년 3월 5개로 시작해 올해 4월 기준 전국 12개 도시에서 55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스타벅스 71개 진출국가 중 국내를 비롯해 미국·영국·일본 등 일부 시장에서만 있다.

같은해 11월 엔제리너스커피도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점차 고급화되고 커피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며 개인의 취향이 뚜렷해짐에 따라 전문 큐그레이더들이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맞춤형 고급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매장 1호점을 세종로점을 선보였다. 특히 이 스폐셜티 커피매장은 고객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복합문화공간 인테리어로, 커피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

할리스커피도 고객들에게 커피의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를 위해 2014년 6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푸어오버(Pour-Over)방식의 핸드드립으로 추출한 커피 메뉴를 선보인 '할리스 커피클럽'을 런칭했다. 현재 1호점이자 전문 커피 아카데미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대학로점을 비롯해 2호점인 코엑스점, 3호점인 서울대예술문화점, 4호점인 일산 웨스턴돔점 등 총 4개의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할리스 커피클럽은 높은 가격 장벽 때문에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최고 등급의 생두를 직접 수급해 자체 로스팅 센터를 통해 공급함으로써 가격 부담을 낮추고 원두의 신선함을 높였는데, 이는 전국 50여개의 할리스매장에서도 즐길 수 있다.

이 외 커피연구소를 따로 두어 커피와 관련해 R&D 기능을 강화한 커피브랜드도 있다. 먼저 이디야커피의 경우에는 강남구 논현동에 고객이 직접 다양한 커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커피문화공간이자 커피연구소 '이디야 커피랩'을 뒀다. 이는 성숙기에 돌입한 국내 커피문화에서 대중과 전문적인 커피의 간격을 좁혀 줄 '허브(Hub)' 역할을 할 것 기대된다는 것.

▲ 투썸플레이스 로스터리 콘셉트의 신논현역점 (사진 = 투썸플레이스)

CJ푸드빌서 운영하고 있는 투썸플레이스도 올해 3월 로스터리 콘셉트의 투썸플레이스 '신논현역점'을 오픈하며 원두를 볶고 커피로 추출하는 과정을 고객이 한 눈에 보고 즐길 수 있을뿐만 아니라 큐그레이더 등이 상주하며 고객에게 다양한 커피 지식과 스토리를 전달해 전문성을 더했다.

이 스폐셜티 커피매장은 기존 매장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할리스 커피클럽의 경우 2014년 6월 오픈으로 동기간 평균 매출 상승률은 134.4%이며, 2014년 대비 2015년이 월 매출 중 최대 상승률은 152.4%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도 지난 2014년부터 스페셜티 매장 운영한 결과, 현재 스페셜티 매장의 매출이 오픈 당시보다 전체적으로 15% 가량 증가했다. 또 '브랜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무분별한 매장 출점을 지양한다'는 경영철학을 지닌 '폴 바셋'도 지난해 전년 대비 169.7% 신장한 약 48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 덴마크 커핑로드 4종 (사진 = 동원F&B)

아울러, 식음료업계에서도 이 같은 스폐셜티 커피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동원그룹의 종합식품기업인 동원F&B의 유가공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덴마크우유'에서도 지난해 10월 브라질산 스페셜티(Specialty) 고급 원두로 만든 프리미엄 커피인 '덴마크 커핑로드'를 선보였다.

회사 측은 "프리미엄 대용량 컵커피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커피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덴마크 커핑로드'는 특별 관리된 브라질산 스페셜티 커피원두를 90℃ 온도에서 4분간 프렌치프레소 공법으로 추출해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점이 특징으로, 올 한 해 약 25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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