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생보사, CEO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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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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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강홍신 사장 등 사임, 금호 송기혁 사장도 거론

그룹 역학관계 작용분석, 대부분 비전문가 눈길

최근 중소형 생보사 대표이사들이 경영실적 개선에도 불구 잇따라 사임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SK생명 강홍신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으며 동양생명 구자홍 사장은 지난 4월 일찌감치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금호생명 송기혁 사장도 사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이들 대표이사들의 사임 배경 및 후임자 인선 과정에는 그룹 계열사간 역학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K생명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개최, 강홍신 前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강 前 사장은 SK생명의 영업력 확대는 물론 내실 있는 경영 스타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강 前 사장은 최근 지병이 악화되면서 그룹측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SK생명 대주주인 SK글로벌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계열사의 SK생명 지분 인수 작업을 극대화하기 위한 부득이 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측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 강 前 사장의 사임 의사를 받아 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측이 SK건설 유재홍 경영지원본부장을 후임 사장으로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계열사간 업무 공조 강화를 통해 지분 매각 작업 등에 적절히 대처하겠다는 것.

SK관계자는 “그룹측에서 강 사장이 임기 만료 기간인 올 12월까지 자리를 맡아 줄 것을 종용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강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강력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 구자홍 前 사장도 지난달 그룹 계열사인 동양시스템즈 윤여헌 사장과 자리를 바꿨다. 구 前 사장은 지난해 동양생명의 대규모 흑자 기록 등 4년 연속 흑자 달성을 이끈 경영 능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이런 구 前 사장의 사임 배경도 계열사간 업무 공조 등을 강화하기 위한 그룹의 용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임 사장인 윤여헌 사장도 과거 동양생명 전무를 역임한 재무통이라는 점에서 공조 체제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금호생명 송기혁 사장도 이달말 주총을 앞두고 사임이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후임으로 금호생명 박병욱 부사장이 내정됐다는 관측이다.송기혁 사장도 지난 2000년 6월부터 금호생명을 맡아오면서 내실 있는 경영 능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송기혁 사장은 금호생명이 지난2001 사업년도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사상 최고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송기혁 사장의 사임과 관련, 그룹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전략이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들 중소형 생보사 대표이사들이 비보험 전문가라는 핸디캡 극복에도 불구 대부분 그룹 의중에의해 거취가 결정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강홍신 사장은 전형적인 SK그룹 출신이며 동양생명 구자홍 사장은 경영 기획원 관료 출신으로 동양카드 사장 등을 역임했다. 송기혁 사장도 금호그룹 출신으로 지난 2000년 동아생명보험사장에 취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계열 보험사들이 안정적이면서도 계열사간 의사 조정이 가능한 그룹의 비보험 전문가들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추세는 여전하다”며 “이들 사장들은 대부분 기획 조정 능력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더라도 그룹 장기 전략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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