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前 한진해운 회장, 모럴헤저드 논란 '시끌'
최은영 前 한진해운 회장, 모럴헤저드 논란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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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 (현 유수홀딩스 회장)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한때 '해운여걸'로 평가받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요청 직전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책임론에 휩싸였다.

한진해운이 경영난 극복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최 전 회장 측이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지분을 사전 매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여기에 오너 일가인 전직 경영자가 자율협약 발표 전에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은 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일가는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한진해운 주식 96만7927주(0.39%)를 42억8459만원에 전량 처분했다. 이를 통해 최 전 회장 일가는 최소 15억원 이상 손실을 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틀 뒤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의혹이 확산되자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직접 미공개 정보 이용 조사에 나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직후 "대주주에게 위법 사실이 있을 경우 엄격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강제조사권 발동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이날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경영 부실을 초래한 장본인이 책임은커녕 사익만 챙기는 모습을 보인 것은 세월호 선장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하면서 책임론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해운업계 내에서도 최 회장 일가가 부실경영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지금의 경영난을 겪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지만, 직접적으론 용선료가 오를 것이라는 오판으로 고액의 용선료 계약을 맺은 이가 최 전 회장이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2021년 이후까지 계약에 따라 지불해야 할 용선료만 5조548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시세보다 5배 가량 비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한 때 최 전 회장은 남편과 사별 후 사업을 맡게 되면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닮은꼴 경영인'으로 통했다. 최현열 CY그룹 명예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 부부의 딸인 최 회장은 한진그룹의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3남이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2006년 지병으로 조 회장이 사망하자 최 회장은 8년간 한진해운을 경영했다. 당시 해운업 호황에 회사는 잘 나갔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닥친 불황으로 한진해운은 직격탄을 맞게됐다. 실제 한진해운은 2011년에는 7411억원, 2012년에는 7008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그 규모가 무려 1조원이나 넘었다. 이어 2013년에는 7122억원, 2014년에는 4634억원으로 손실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결국 최 회장은 2013년 시숙인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해운의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고, 대신 한진해운홀딩스와 알짜 계열사 싸이버로지텍, 에이치제이엘케이(현재 유수로지스틱스)를 가지고 나왔다. 당시 조 회장은 한진해운 인수 당시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최근까지 무보수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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