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로보어드바이저' 새 바람…안착할까
증권가 '로보어드바이저' 새 바람…안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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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불붙은 시장 선점 경쟁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등장이 가시화되면서 여의도 증권가가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해졌다. 로보어드바이저란 투자자 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빅데이터를 분석, 포트폴리오 자문·운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다. 하지만 시장에선 로보어드바이저의 안착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 불붙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경쟁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다수는 자체 기술력에 기반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개시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KDB대우증권과 펀드온라인코리아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들과 기술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시동을 걸면서 증권사들도 서비스 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8일 2016년 업무보고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을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서비스 도입 전 자산관리시장 확대 조치의 일환인 셈이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출시한 'QV로보어카운트'는 현재 베타테스트 중에 있다. 해당 서비스는 상장지수펀드(ETF) 자동매매가 가능한 스마트인베스터 전략이 접목돼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ETF의 가격 변동에 따라 분할 매수하는 투자전략을 기본으로 한다, 수익률은 4~8%를 목표로 한다.

삼성증권이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ETF 뿐만 아니라 주식, 지수연계증권(ETN), 선물 등 전 상품에 적용 가능하단 점이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서비스 개발을 위해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에서 트레이딩 시스템 글로벌 헤드를 역임한 이제훈 전무를 2014년 영입하기도 했다. 다만, 수익률 목표치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유안타증권 역시 고유 로직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 주식 뿐만 아니라 지수, 원자재, 환율, 금리 등 다양한 상품의 시뮬레이션을 지원하고 있으며, ETF(인버스 포함)는 로봇트레이딩까지 제공한다. 수익률 목표치는 검토 중에 있다.

◆ 시장 안착 여부 두고 반응 엇갈려

하지만 시장에선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롤모델인 미국 시장의 서비스 성공 여부를 두고 의견이 판이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시장 관리자산규모(AUM)의 성장률은 가파르지만 여전히 전체 자산관리 시장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규모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AUM은 2014년 4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6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4년 말 기준 190억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17조달러로 추산되는 미국 전체 자산관리시장에 비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 일부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에 근거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역시 낙관적이란 분석도 함께 제시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성공한 배경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증가한 자산배분 수요와 자기주도형 고객의 욕구를 로보어드바이저가 충족시켰다는 점"이라며 "아울러 저렴한 수수료와 절세효과가 컸고, 포트폴리오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진단이 가능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반면 고액자산가들의 프라이빗뱅커(PB)에 대한 충성도를 무시할 수 없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성공을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란 주장도 나온다. 한국은 미국보다 자산관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더 어렵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자산관리 시장은 이용자 수는 적지만 금액 단위가 크다"며 "반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이용자 수는 많지만 투자금액이 작아 대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보다도 자산관리 문턱이 더 높은 경우로,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기보다는 자산관리의 대중화라는 측면에 더 의미를 두고 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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