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 ESG 성적표는?…300점 만점에 120점"
"국내 상장기업 ESG 성적표는?…300점 만점에 1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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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학회 '연기금 사회적 책임' 세미나…"ESG투자 부진은 낮은 관심·정보부족 때문"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 상장기업들의 ESG(환경 및 사회적 기여, 기업지배구조) 수준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다, 투자자들의 ESG투자 기업에 대한 관심도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원장은 이날 한국증권학회의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 세미나서 주제발표에 나선 가운데 "지난 3년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에 있어 국내기업의 ESG 수준은 조금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나 300점 만점에 120점 내외 수준"이라며 "오너중심의 경영체제하에서 기업지배구조개선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박 원장은 현재 국내의 사회책임투자는 아직 초기단계로 개선돼야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총 7조6000억원의 규모로 주로 연기금의 SRI펀드를 중심으로 형성돼 운용되고 있다"며 "그러나 다수의 공모펀드의 경우 펀드명칭만 SRI(기업의 사회책임투자)펀드인 경우가 많고, 실제 SRI원칙을 가지고 운용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모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ESG활동 평가가 좋은 기업일수록 주식시장에서도 기업가치가 높게 반영되는 만큼, 최근 기업의 사회책임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외국인지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ESG 수준이 높아지는 성향이 나오는 등 외국인 투자가 국내기업의 ESG활동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 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도 나온다.

SRI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또는 사회책임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투자활동을 말한다. 즉 투자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단순히 재무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 이행정도까지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박 원장은 국내 ESG 투자 부진과 관련해 "국내기업들의 ESG에 대한 낮은 관심, 관련정보 부족, 기관투자자들의 단기수익추구 경향, SRI투자수익률에 대한 회의, 적절한 벤치마크지수의 부재에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의 ESG 활동과 기관투자자의 SRI투자는 한 경제 내에서 모두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갖기 때문에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펀드매니저에 대한 평가기간을 장기화하고 단기적 거래유인을 억제하는 보상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또 기존 지수와는 차별화되는 SRI벤치마크지수의 개발을 통해 펀드매니저의 투자기준을 제공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SRI자문서비스와 SRI펀드성격에 적합한 펀드운용이 이뤄지는 여부에 대한 공시제도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기업의 ESG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는 "기업의 ESG활동은 외부효과를 통해 사회적 효용을 증가시키므로 일종의 공공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또 이러한 인식 제공을 위해서는 기업의 ESG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상 지원 등 정책적 지원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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