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시내면세점 심사과정에 257차례 통화…왜?
관세청, 시내면세점 심사과정에 257차례 통화…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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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10일 이돈현 관세청 차장이 시내면세점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철통보안 해명 '무색'…"추가 외부연락 배제 못해"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심사과정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외부와 수백통의 전화 및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철통보안 속에 심사가 이뤄졌다는 이돈현 관세청 차장의 해명이 무색해졌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소속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8일부터 2박3일간 영종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심사과정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4대의 전화기로 257차례 통화하고 163건의 문제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또 카카오톡으로 11명과 대화를 나누고, 네이버 밴드를 이용해 2차례 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관세청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위원 및 관련 직원들로부터 휴대전화를 모두 반납 받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완벽히 차단한 상태에서 심사를 진행했다고 밝힌 상태였다. 해당 휴대전화는 '비상연락폰'이라는 명목하에 사용됐다.

김 의원은 "휴대전화 등 모든 통신기기를 수거한다는 관세청 방침과 달리 이들 전화기는 심사장에서 버젓이 사용됐다"며 "관세청이 업무관련 통화라고 해명하지만 심사위원들도 빌려 사용했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청은 심사위원 휴대전화 10대는 아예 조사도 못했다"며 "추가적인 외부 연락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심사결과 사전 유출 의혹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가 결과발표 당일인 지난 7월10일 오전부터 급상승한 데서 비롯됐다.

심사결과는 주식시장 마감 후인 오후 5시쯤 발표됐는데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는 오전 10시부터 상한가까지 치솟기 시작했다. 이에 관세청은 유출 의혹에 대해 자체 감사를 진행했고, 금융위원회도 관세청 감사결과 등을 토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면접을 보러 오는 업체들과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통화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자체 감사 결과 정보유출이 의심될만한 통화 내역은 발견하지 못했고 관련 자료를 금융위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관세청이 심사장의 출입 기록을 작성하지 않는 등 보안 관리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업체별로 3장씩 배부한 비표에 의존해 출입을 관리했는데 비표만 확인하고 출입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심사위원 선정 과정에서도 신청업체 관련 자문, 연구용역 수행 등의 사실을 조회하지도 않은 채 보안서약서만 이메일로 주고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심사가 엉망진창으로 진행되고 공정성을 의심받고 정보유출 의혹까지 불거졌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관세청은 통화내역을 공개하고 수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가장 기본적인 휴대전화 차단도 제대로 안돼있는 상황에서 노트북 등 인터넷이 가능한 전자기기 사용여부도 제대로 관리됐을지 만무하다"며 "심사가 진행됐던 건물 내부에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의 컴퓨터가 있었는지 해당 컴퓨터를 사용한 기록과 사용자가 제대로 관리됐었는지의 여부도 명확하게 살펴봐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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