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라이신 되찾은 대상, 글로벌 1위 CJ에 '맞불'
'알짜' 라이신 되찾은 대상, 글로벌 1위 CJ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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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까지 매출 3000억 목표…"그룹 차세대 성장동력"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대상이 17년 만에 라이신사업을 되찾으면서 명형섭 사장의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때 세계시장에서 3대 라이신 생산업체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시장점유율 70% 이상, 영업이익은 20%이상을 달성하던 업력을 토대로 현재 글로벌 1위 라이신업체로 우뚝 선 CJ제일제당과의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상은 중견 화학제조업체인 백광산업으로부터 총 1207억원의 인수금을 들여 라이신사업을 되찾아 왔다. 지난 1998년 독일 글로벌화학기업 바스프사(社)에 라이신사업을 매각한지 꼬박 17년 만이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위해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이러한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일부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못하고 반드시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사료용 아미노산이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가축의 경우 사료에 포함된 콩, 옥수수 등을 통해 섭취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형섭 대상 사장은 "라이신사업은 IMF 이전 대상의 주력 사업으로서 IMF 극복 이후 경영안정을 통한 라이신사업 부활이 그룹의 숙원사업이었다"며 "2016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전분당, 바이오와 더불어 라이신을 소재사업의 한 축으로서 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1998년 당시 라이신은 대상그룹의 '알짜배기' 사업이었다. 업계 최고의 소재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30%를 넘는 탄탄한 영업망으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20%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해 낸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바스프사에 매각을 결정했다. 이후 바스프사는 2007년 백광산업에 라이신사업 부문을 매각했고, 백광산업은 인수 비용을 포함해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1000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진행하며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렇듯 백광산업이 공들인 사업을 대상이 다시 품에 안게 됐다. 이에 따라 대상은 오는 2017년까지 라이신 매출을 3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60%에 불과한 라이신 발효 수율(원료 투입 대비 최종 제품 생산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총 15만톤 캐파(Capa) 중 10만톤에 불과한 생산량을 15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대상은 1973년 CJ보다 15년이나 앞선 시장 진출로 라이신사업에 대한 관심과 기술보유의 척도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 않은 CJ와 달리 대상은 군산에 라이신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군산 바이오공장과 라이신공장은 근접한 위치에 있어 유틸리티 효용성이 높고, 인력교류 기회도 확대돼 원가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대상 측은 내다보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1998년 매각 당시 대상은 세계 3대 라이신 생산업체였고, CJ는 군소업체에 불과했다"며 "물론 현재는 CJ가 일본 아지노모도, 미국 ADM과 함께 세계 3대 라이신업체 지위를 영위하고 있고, 당장에 CJ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난 60여 년간 이어온 대상의 발효기술과 라이신 원천기술 및 노하우는 짧은 기간 내 충분히 CJ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향후에는 CJ와 경쟁구도 보다는 대한민국의 대표 두 기업이 세계 라이신 시장을 함께 확장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88년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라이신사업을 시작한 CJ는 현재 그린바이오 기업으로서 글로벌 1위를 점하고 있다.

대상과 달리 해외시장에 거점을 마련한 CJ는 1991년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공장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중국 랴오청, 2007년 브라질 피라시카바, 2012년 중국 선양, 지난해는 미국 아이오와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총 5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CJ가 해외시장에서 라이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수출이 80% 이상인 라이신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육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양돈농가가 대형화되며 돈육 단위당 라이신 투입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며 "여기에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 수요 확대가 예상돼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도 라이신 세계시장 규모가 2009년 124만톤에서 지난해 210만톤 규모로 성장했고, 오는 2020년에는 300만톤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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