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삼익악기, 면세점 11구역 주인될까
배보다 배꼽?…삼익악기, 면세점 11구역 주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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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임대료 260억원 제시…영업이익보다 많아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높은 입찰가에 연거푸 무산됐던 인천공항 면세점 'DF11' 구역에 삼익악기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날 11구역 사업권에 대해 입찰을 실시한 결과 삼익악기를 최종 사업자로 결정했다.

앞서 11 구역은 여객터미널 중앙에 위치, 유커(중국인 관광객) 쇼핑 필수품인 화장품을 다루는 일명 '노른자' 사업권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그만큼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펼쳐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8개월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일단 사업권을 따내고 보자는 식의 낙찰금 부풀리기가 업체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1차 입찰에서는 화장품 기업 참존이 5년치 임차료 2032억원을 제시했으나 계약보증금 227억원을 내지 못하고 자격을 박탈당했다. 2차에서도 화장품 제조업체 리젠이 약 1500억원으로 낙찰됐지만 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해 유찰됐다. 이후 3차에서는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무효화됐고 4차에서는 동화면세점이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입찰보증금을 내지 않았다.

이번 입찰은 5번째 진행된 것으로 삼익악기, 동화면세점, 문인터네셔널 3곳이 참여했다. 입찰전은 베팅금액 규모별로 승자가 가려지는 방식이었는데 삼익악기는 5년간 임대료로 1320억원을 제시하면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업계는 최소 1200억원으로 생각했던 예상가를 넘어서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시내면세점 과열경쟁의 연장선에서 삼익악기가 투자규모를 무리하게 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익악기는 연간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임차료로 지불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익악기의 최근 2년간 평균 연매출은 1500억원 선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0억~180억원을 기록했다. 1년치 임차료가 260억원인것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80억원 정도 부족하다.

실제로 경쟁사인 동화면세점은 4차 입찰에서 1200억원을 제시했다가 유찰시키고 5차 입찰에서 800억원을 제시했다. 면세사업 경험이 있는 동화면세점의 경우 업계 전반적인 동향을 고려해 재입찰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면세사업은 업체가 사전에 물건을 매입해 판매해야 한다. 만일 시장분석을 잘못해 재고가 남게 되면 오롯이 업체가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특히 중소형 면세점들은 명품 업체와의 가격 협상력이 미흡해 상대적으로 고가에 물건을 들여오기도 한다.

이에 삼익악기는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을 충분하게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2억원, 단기금융상품은 4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서울시 중구 남창동에 2194㎡ 규모 토지와 1만5260㎡ 규모 건물을 취득가액 600억원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경우 일반적인 유통과 차별화된 부분이 있어 운영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특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경우 높은 임대료에 대기업들도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에 각종 원가 부담도 더해져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면세사업에 고 수익률은 시내면세점을 통해 창출하고 공항면세점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라는 명성에 맞춰 글로벌 수준의 기업 및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익악기는 오는 30일까지 임차보증금 198억원을 인천공항공사측에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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