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복합점포 내 보험업 입점 놓고 찬반 '팽팽'
금융복합점포 내 보험업 입점 놓고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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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희정기자

"판매채널 다양화" vs "은행 중심 구조 고착화"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는 '바람직한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마련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금융사 복합점포에 보험업을 추가하는 것과 관련해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성주호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행 방카슈랑스 운영 규정과의 조화로운 방안 모색 필요 △복합점포의 윤리성,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감독체계 구축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 균형발전 차원 검토 △국회 논의 및 다양하고 폭넓은 의견수렴 등을 제언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는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장,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류성경 동서대학교 금융선물보험학과 교수, 이동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등 보험업 관계자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펼쳤다.

복합점포와 관련 찬성 의견도 나왔지만, 토론자들 대부분이 방카슈랑스 25% 룰 무력화, 은행 중심적 금융산업 구조 고착화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포함하도록 하는 안이 소비자 편익, 금융산업 발전 등의 측면에서 순기능이 많다는 주장이 먼저 펼쳐졌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복합점포 내에서의 보험사 판매행위는 기존 방카슈랑스 규제의 우회수단이 아니라, 해당 은행계 보험사의 판매채널의 다양화·확대 전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금융복합점포 내 보험사가 설계사를 통해 보험상품 판매 및 상담을 할 경우 기존 설계사에는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제공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재욱 헤럴드경제 논설실장은 "금융 상품 판매채널을 다양화한다는 명분은 좋으나 이 제도(복합점포)가 은행 중심적 금융산업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선 우려된다"며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판매는 초회 보험료 기준으로 전체 보험 판매액의 55%에 이를 정도인데, 보험회사가 은행에 대해선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영업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복합점포까지 보험 상품 판매에 나서면 은행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지게 되며 더욱이 복합점포는 방카슈랑스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보장성 상품까지 판다면 그 속도는 한결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는 "복합점포를 통해 은행계열 보험사 상품의 집중판매가 가능해져 은행이 사실상 계열보험사의 전속대리점 형태로 운영되고, 특히 방카판매가 금지되어 있는 보장성상품이 제한없이 판매가 가능해져 현행 방카규제의 무력화가 초래될 것"이라며 "현행 25%룰 적용시에도 부작용이 심각한데, 입점 보험사의 직원이 자사 지점 연결영업, 은행이 입점 보험사 직판(보장성보험) 물량 몰아주기, 변종 꺽기 등 규제 우회 가능성이 커질 것이나 이를 적발·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합점포 추진과 관련, 금융위의 심도있는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복합점포를 서둘러 도입하려는 것이 과연 소비자를 위해 그렇게 시급한 것이며, 금융소비자를 위한 정책으로 시급히 풀어야 할 최우선 순위의 과제인지 냉철히 판단해 보아야 할 것"이라며 "시장이나 소비자의 요구는 제쳐두고 당국과 업권 간 대립, 업권간 대립, 업권내 이해 다툼이라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점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방카슈랑스 룰이라고 하는 것이 어찌보면 시장에서 분출되고 있는 욕구를 적절하게 통제해줬다고 생각하며, 방카슈랑스 제도가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면 그것은 사실은 또 다른 사회적인 논의를 통해서 거쳐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복합점포가 금융위의 우선과제는 아니지만, 방카슈랑스 트라우마 때문에 과도하게 논의가 촉발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조만간 불필요한 논란이 전개되지 않도록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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