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보팅 폐지 '시기상조'…대안책부터 마련해야"
"섀도보팅 폐지 '시기상조'…대안책부터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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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보팅제도 폐지 따른 주주총회 활성화 방안 세미나 
 
▲ 사진=한국상장사협의회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내년 1월부터 폐지되는 섀도보팅 제도를 두고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당분간 유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제도 폐지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노철래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섀도보팅 제도 폐지에 따른 주주총회 활성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오는 2015년 1월부터 이 제도를 폐지키로 했지만 기업 감사선임, 정족수 미달로 주총 성립 자체가 무산되는 사태가 대량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또 주주들의 피해마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주주총회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보유기간은 최근 5년간인데 코스닥시장은 2년9개월에 불과하다"며 "이처럼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주주권 행사보단 투자수익 획득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다, 주주들의 주총에 대한 무관심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섀도보팅제는 지난 1991년 주주들의 무관심으로 총회 운영이 어려운 기업들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기업들이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기보단 섀도보팅제를 이용해 쉽게 정족수를 확보하려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지난해 4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이 제도를 오는 2015년 1월부터 폐지키로 했다. 
 
이날 최 교수는 특히, 대주주 등의 의결권 행사가 3% 이내로 제한되는 '감사·감사위원 선임의안'의 경우 의안불성립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주주 등의 의결권 제한제도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도 없고 합리적인 근거도 없다"며 "따라서 이는 재산권 침해로 위헌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992개사(유가증권 412개사, 코스닥법인 510개사) 기업 중 65.6%가 섀도보팅제 폐지로 감사·감사위원선임이 가장 곤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최 교수는 "주주권 행사 활성화를 위해 섀도보팅제를 폐지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 제도 폐지로 상당수 상장회사에 정상적인 주주총회 운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는 임기만료나 실적 부진한 경영진, 감사 등의 교체를 어렵게 해 결국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복만 풍산 이사도 "특히 3% 의결권 제한은 주식분산이 고도로 잘 된 회사일수록 불리하게 작용되는 제도다"며 "이는 주식회사의 본질적 특성을 무시한 차별적인 제도로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작용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섀도보팅제도 폐지에 대한 해결 방안로는 우선 현행 주주총회 결의방법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교수는 "미국, 영국, 일본 등 대다수 국가에서는 주주총회에 무관심한 사람은 제외하고 주주권 행사를 위해 실제로 주총에 참석한 주식 수를 기준으로 결의하고 있다"며 "타 국가에 비해 주주들의 무관심이 심각한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현행 주총 결의방법을 보통결의는 출석주식수의 과반수, 특별결의의 출석주식수의 2/3 이상 찬성으로 결정하도록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감사 감사위원 선임시 의결권 규제 또한 당장 폐지돼야한다"며 "의결권제한 규제는 대주주는 무조건 나쁘다는 전 근대적이고, 비논리적인 감성적 규제에서 시작된 제도로, 이 때문에 회사경영에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갖는 대주주의 감독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주주권 행사를 독려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실시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섀도보팅제를 허용토록 하고. 전자위임장 제도도 도입해 주주권 행사방법을 다양화해야 된다는 등 이에 따른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정책세미나는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과 고현욱 국회입법조사처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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