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뉴욕·런던·도쿄보다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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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보유 부동산 자산가치 GDP 436%…미국 '3배'
"집값 장기적 하락국면 지속 가능성 대비해야"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서울 소득대비 주택가격이 런던, 도쿄,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선진국 주요 도시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주요국의 주택가격 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8개 도시 중 서울의 소득대비 주택가격 수준(PIR)은 9.4로 홍콩(13.5), 밴쿠버(9.5) 다음으로 높았다. 시드니(8.3), 런던(7.8), 도쿄(7.7), 뉴욕·로스앤젤레스(6.2) 등 선진국 주요도시들은 서울보다 낮았다.

PIR은 평균 주택 매매가를 중산층 가구의 연간 총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선진국에서 주택구매 여력을 조사하는데 주로 쓰인다. 유엔 인간정주회의는 3.0~5.0을 적정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주요 대도시들보다 높았지만 한국 전체 PIR은 4.8로 양호한 수준이다. 일본(5.3), 영국(5.1)보다 낮았으며 캐나다(3.6), 미국(3.1)보다는 높았다.

손은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연구원은 "서울의 주택가격 PIR 수준이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수준을 웃도는데다 한국의 PIR 수준이나 소득 등을 감안할 때 주택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택가격의 절대 수치를 보면 한국 평균 주택가격은 2억5000만원(23만달러)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은 4억7000만원(42만5000달러)으로 뉴욕(39만달러), 로스앤젤레스(35만5700달러), 런던(31만달러)보다 비쌌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우리나라 가계가 보유한 부동산의 자산가치는 약 5조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436%에 달했다. 미국은 18조5000억달러로 GDP의 114%, 일본은 10조2000억달러로 GDP의 171%였다.

국민 1인당 부동산 자산도 한국은 10만500달러로 미국(5만6600달러)이나 일본(8만200달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우리나라의 가계자산 구조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5.1%로 미국(31.5%), 일본(40.9%), 영국(50.1%) 등 선진국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손은경 연구원은 "한국은 2000년대 초반 비금융자산 비중이 85%에 달했으나 최근 주택가격 하락세 지속 및 금융자산 보유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비금융자산 비중이 다소 축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경제규모에 비해 부동산 가치가 높은 점이 주택 매수심리를 위축시켜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일본이나 미국처럼 부동산 버블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장기적 하락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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