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리스크 관리 우선"…속타는 건설업계
은행들 "리스크 관리 우선"…속타는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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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림·우림·벽산건설 사례 답습 우려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성재용기자] 올 하반기 역시 국내 건설사들에게는 '고난의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시장 회복이 묘연한 상황에서 은행들까지 채권회수에  나설 경우 줄도산을 피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너도 나도 '리스크 관리'를 내세우고 있다.

◇은행장들 "리스크 관리에 총력"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장들이 '리스크 관리 중심 내실 경영'을 화두로 내걸었다. 하반기 유로존 경제불안, 가계부채 급증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것.

실제로 은행장들이 몸을 사릴만한 적신호가 각 경영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은 1.37%로 지난해 말(0.89%)보다 0.5%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부동산 프로젝트PF 대출 및 선박건조업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늘었다. 당국은 하반기 경기 침체가 악화돼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은행 등이 떠안게 될 부실 채권이 최대 2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하반기 은행업계의 수익성도 악화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와 6개 금융사의 상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6조8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상반기 순이익(7조9541억원)보다 14.6% 줄어든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까지 은행 대출 성장률은 연초대비 2.2%에 불과한 가운데 대출태도지수(3)으로 지난 2009년 4분기(-4)이후 최저치로, 계속 악화되는 추세"라며 "상반기의 저조한 성장은 하반기에 보다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올 하반기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와 가계대출 위험 증가로 영업환경이 쉽지 않다"며 가계 대출 연체 대책 마련과 리스크 관리 중심의 내실 성장을 주문한 바 있다.

◇워크아웃 건설사들 '엎친데 덮친격'

이같은 은행들의 경영방침에 속이 타는 곳은 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건설업계다. 건설사들은 "쉽게 말해 은행들이 자금 지원을 줄이겠다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3개월동안 풍림산업, 우림건설, 벽산건설 등 워크아웃을 진행해 온 중견건설사들이 은행 등 채권단의 채권회수 정책에 자금지원이 끊겨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A건설사 관계자는 "워크아웃기간이 2~3년씩 길어지고, 건설업황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으면서 채권단들이 추가 자금 지원에 인색하다"면서 "금융권의 압박이 이어지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상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약정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우림이나 풍림건설처럼 채권단들이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건 아닌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건설업계가 바라보는 하반기 전망도 사실상 잿빛이다. 2일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지난달 63.8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3개월째 하락세다. 7월 실적치도 40대로 주저않을 것으로 보인다.

CBSI는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기업이 긍정적인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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