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내우외환'
현대카드 '내우외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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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갈등 …백화점 제휴 실패등으로 독자생존 불가론까지 대두
현대카드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내부적으론 지난해 영업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놓고 이계안 회장과 이상기 사장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사 밖으로는 모기업인 현대차그룹과 업계 주변에서 독자생존 불가론이 술술 새어나오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천454억원의 적자를 냈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등으로 적자를 낸 업계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저조한 실적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영업력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지난 2001년 8월 다이너스 카드를 인수한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착수했지만 매 분기 때마다 영업손실을 내는 등 영업 부진에 시달려왔다. 3분기까지 영업손실만도 무려 935억원이나 됐다. 2001년 다이너스 카드가 6천억원대의 흑자를 낸 것에 비교해 보면 현대카드의 경영 상태는 온전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그룹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던 카드업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에 큰 기대를 걸었었다. 그룹의 간판 경영인인 이계안 회장을 사령탑에 앉혀 금융사업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1천454억원이란 적자를 낸 현재 그룹에선 독자 생존이 가능할 지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 현대카드의 고민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맹점에서 시작된다. 현대카드는 2002년 12월말 현재 회원수 320만명으로 취급액 12조2천억원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최소 3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연체율 증가와 정부의 신규카드 발급 억제정책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현대카드의 회원 확보는 올해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현대백화점과의 제휴 말고는 별 대안이 없어 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이계안 회장을 내세워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회원 카드 제휴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친족 기업인 현대백화점은 현대카드와의 제휴에 냉담했다. 회원정보 사용에 대한 두당 10만원 사용료를 요구하는 등 난색을 표명한 것이다. 이계안 회장의 협상 파트너였던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마저 지난해 퇴진하면서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룹이 빼어든 카드는 친족 경영 강화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사장을 현대카드 전무로 앉혔고 올해 초에는 사위인 정태영 기아차 전무를 현대카드 부사장으로 발령냈다. 이는 현대백화점과 제휴를 위한 구애의 손길로 해석된다.

전문 경영인끼리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친족끼리라도 무릎을 맞대 풀어보자는 심산인 것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카드 전무는 사촌 형제지간이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이 현대카드의 러브콜을 받아줄 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향후 현대카드의 독자 생존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그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대카드 친족 경영 강화와 실적악화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고 있다. 그간 영업 전략 등 경영 방침을 놓고 충돌해왔던 이계안 현대카드 회장과 이상기 사장간의 갈등의 골이 깊이 패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카드 주변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동안에도 사사건건 부딪혀 오던 두 CEO간의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지난해 영업 전략 등 경영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은 갈등을 빚어왔으며 올해 초 그룹에서 오너의 사위인 정태영 부사장까지 내려오는 등 특별관리에 들어가자 이제는 실적 악화의 책임을 둘러싸고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설전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계안 회장은 지난 2001년 7월 현대차 사장에서 현대캐피탈 회장으로 옮겨와 다이너스 카드 인수를 총 지휘해온 간판 전문경영인이며 이상기 사장은 현대차 서비스 출신으로 94년부터 현대할부금융(현대캐피탈 전신) 이사에서 사장까지 오른 현대차그룹의 몇 안되는 금융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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