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한 해킹사고에도 IT전문보험 가입 '저조'
빈번한 해킹사고에도 IT전문보험 가입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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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최근 발생한 현대캐피탈 해킹사건으로 많은 기업들의 전자금융보안 취약점이 드러난 가운데 IT전문보험이 재조명 받고 있다.

반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국내 IT·보험산업에 비해 IT전문보험의 가입실적은 저조한 수준으로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해킹보험'이라 불리는 IT전문보험은 정보기술 관련, 기업의 과실로 인한 소비자의 손해를 보상하는 배상책임보험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전문보험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본격 도입, 삼성화재,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LIG손보 등 손해보험사 대부분이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그러나 IT전문보험은 인식미비 등 가입실적이 저조해 명맥만 겨우 유지하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물리적 손실에 비해 무형의 손실에 대한 대비는 꺼려하기 때문이다. 인터넷포털·시스템통합(SI)·IT컨설팅업체 등 IT업체들도 관심만 가질 뿐 보험가입에는 소극적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IT업체들은 증가하는 반면 가입실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IT업체들이 보험료 부담 등에 사고에 대한 대비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IT보험은 각 기업의 사업영역과 위험도에 따라 보험료가 다양하게 산출한다. 동일한 담보제공을 가정하더라도 연간 보험료가 최소 300만~1억원까지 다르다.

이에 중소기업에선 보험료 부담, 대기업에선 보험료 산정기준을 불신하고 있다.

손보업계도 IT보험 전문담당자를 두지 않는 등 관련 상품 활성화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이다.

외국계 손보사 관계자는 "국내 보험업계는 생명·자보 분야 등에는 외국에 비해 과감하게 투자한다"며 "그러나 IT전문보험 같은 기업보험분야에는 관심이 적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도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보험사의 가입건수가 한 자리수를 기록하는 등 가입실적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이전 옥션, GS칼텍스, 엔씨소프트, 국민은행, LG전자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해 사회적 이슈가 됐지만 소비자의 위기의식은 확산되지 못한 탓이다.

또 소비자의 청구로 손해산정이 이뤄지는 배상책임보험은 소비자 스스로가 피해여부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삼성화재 특종보험팀 관계자는 "IT보험 실적은 2005년 출시이후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9월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더라도 피해여부를 본인이 입증해야 되는 한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법제화를 통한 의무가입 등 개인정보보호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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