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헤지펀드 도입에 투자수익 기대감
보험사, 헤지펀드 도입에 투자수익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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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금융위원회가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보험업계의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 위주의 자산운용 성과가 정체돼 있어 운용전략 및 운용대상 확대를 통한 성과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금융위는 자본시장제도개선 민관합동위원회 2차 회의를 열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본시장법상 위험감수능력을 갖춘 투자자가 참여하는 전문사모펀드를 신설하거나 투자전문회사(PEF)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반면 펀드 운용자 등록, 레버리지 현황 보고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이해상충 방지 등의 감독규제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방안은 공청회 등 업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말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4일 우정사업본부는 2000억원 규모로 헤지펀드를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직원공제회는 이르면 하반기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한국투자공사은 이미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보험업계도 헤지펀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보험금 지급여력비율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채권 위주의 자산운용은 금리의 영향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헤지펀드를 도입하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어 한꺼번에 많은 보험금이 지급돼도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고금리로 판매한 금리보장형 보험상품의 높은 이자를 감당하기도 쉬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생보사들은 금리보장형 보험상품을 높은 이자를 내세워 경쟁적으로 판매했다. 이로 인해 생보사는 상품 이자율 이상의 투자성과를 내야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생보사들이 연 5% 금리보장형 상품을 팔아 주로 채권 등에 투자했으나 금리하락으로 채권수익률이 5%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보험사들의 자산운영 성과는 저조한 수준이다.

2006년 말부터 작년 말까지 생보업계의 유가증권자산 규모는 124조원에서 214조원으로 연평균 11.8%, 손보업계는 21조원에서 45조원으로 연평균 1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생보사의 경우 5.4%에서 5.0%로 하락했고, 손보사가 7.2%에서 5.7%로 떨어졌다.

업계는 헤지펀드를 운영하면 채권투자에 따른 역마진을 소화할 수 있으며 새로운 자산구성으로 변액보험 등 보험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도입에 앞서 운용전략과 운용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는 전문성과 관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익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헤지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을 때의 시장상황과 대형손실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고 위험기피성향을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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