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수탁고 늘어도 수익성은 악화

2009-12-15     전종헌 기자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부동산신탁사들이 수탁고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신탁사업만으론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부동산신탁사는 신탁사업 이외의 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말 현재 10개 부동산신탁사의 전체 수탁고는 112조1천억원으로 2006년 69조원, 2007년 76조6천억원, 2008년 96조원에 이어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별로는 KB부동산신탁의 수탁고가 가장 많으며(23조8천억원, 총 수탁고의 21.2%), 그중 대부분은 담보신탁이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작년 9월말 이후 1년간 수탁고 증가율이 가장 큰 아시아신탁은 수탁고가 6조원 증가하며 가장 큰 수탁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수익성은 악화됐다. 9월말 현재 10개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수익은 전년동기대비 10.2% 감소한 2657억원으로, 당기순이익도 35.9% 감소한 703억원을 기록했다. 또, 신탁보수, 부수업무수익 그리고 신탁계정대이자 등도 모두 감소했다.

특히, 리츠운용보수 등 부수업무수익은 504억원이나 감소했다. 영업수익은 지난 2007년 이후 담보신탁보수율 등 신탁보수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주된 요인으로는 낮은 신탁보수율이 꼽히고 있다. 신탁보수율(영업수익/수탁고)은 2007년 0.51%, 2008년 0.37%, 올 9월 말 0.23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시장이 위기를 맞으면서 일부 시공사가 도산하거나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시작했고 연쇄적으로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등 영업환경 악화도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악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부 부동산신탁사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기용 대한토지신탁 사장은 15일 창립 12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증권, 선물, 자산운용 등의 융합 및 통합이라는 새로운 변화로 신탁회사들끼리만 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시대는 모두 지나갔다”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부동산신탁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종합금융사로 사업 분야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대토신은 기존의 업무를 수신이 가능한 구조로 바꾸기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에서 수익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은퇴신탁’, ‘유산신탁’ 등의 새로운 상품 판매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대토신은 단순신탁업무에서 벗어나 대규모 프로젝트의 신탁구도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목표달성 과제로 아파트 개발사업 적극 추진, 국방부 부동산 부지 개발 참여, 투자사업 및 녹색성장 사업 추진 등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