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임금 상승세 둔화에 긴축 우려 완화···CPI 발표 '주목'

환율, 장중 1246원 진입···달러인덱스 103.5선까지 추락 美고용 호조에도 임금상승률 둔화···시장내 피벗 기대 확산 중국, 코로나 확산에도 리오프닝 기대감···원화 강세 재료

2023-01-09     신민호 기자
미국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1240원대에 진입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12월 고용지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동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연준의 금리인상이 1분기 중 종료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장 내 '피벗(정책선회)'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주(9~13일) 원·달러 환율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현지시간 12일)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꾸준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지지선으로 설정된 1250원이 장초반부터 무너진 상황에서, 하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1200원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3.6원 내린 달러당 1255.0원에 개장했다. 이날 환율은 장초반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오전 9시 17분경 1246.8원을 기록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환율이 124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미 연준의 긴축 동력이 약화됐다는 점이다. 연준은 시장내 피벗 기대감을 일축하고 있지만, 약화된 물가상승 압력이 역으로 부정하는 형국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고용이 22만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0만5000명)를 크게 상회한다. 실업률도 3.5%로 전월(3.6%) 대비 소폭 하락하는 등 이른바 '완전고용'에 가까워졌다.

주목할 점은 임금상승률이다.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증가하며, 예상치(0.4%)를 하회했다. 통상 높은 고용률은 임금상승률을 자극,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높은 고용률에도 임금상승률이 기대치를 하회하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

연준의 긴축 기조도 약화됐다. 지난주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최근 연준 인사들은 올해 중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 강조, 시장내 확산되고 있는 피벗 기대감을 일축했다. 그러나 물가 완화 징후가 나타나자, 연준의 긴축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임금은 물가와의 높은 상관성으로, 연준을 비롯한 정책 당국이 꾸준히 예의주시한 지표 중 하나였다"며 "낮아진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금융시장의 관점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 임박에 대한 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한 6일 발표된 12월 비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9.6으로, 시장 예상치(55.1)을 크게 밑도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됐다. 이는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통상 PMI가 50을 밑도는 것은, 비제조업이 경기 위축 국면에 있음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장기 경제전망을 반영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558%로 전일 대비 4.31%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2474%로 전일보다 4.72% 떨어졌다. 또한 연준의 긴축 시사에 6일 105.36선까지 상승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3.55선까지 추락했다.

달러 가치가 추락하자 주요국 통화 가치도 반등했다. 6일 달러당 134.66엔까지 치솟았던 엔화 가치는 현재 131.79엔선까지 절상했다. 유로화 역시 6일 유로당 1.049달러에서 현재 1.067달러선까지 반등했고, 같은 기간 파운드화도 파운드당 1.185달러에서 1.212달러로 올랐다.

특히 달러당 6.88위안까지 올랐던 위안화는 현재 6.83위안까지 절상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방역완화를 강행하자, 내수회복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 공급망 구축 등 강력한 경기정상화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5%대로 상향 조정키도 했다.

이 같은 중국 위안화 강세는 이번주 원화가치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변수는 이번주 발표를 앞둔 미 12월 CPI지만, 임금상승률 둔화에 이마저도 약보합세 내지 둔화세가 전망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주 환율은 1250원대 하향 이탈이 유력하다는 진단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 1230~1280원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원 환율은 하락 흐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및 유럽 국가들의 물가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미국의 과열된 노동시장 해소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자 미국 증시가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발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주 후반 미국 CPI 발표 후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 1220~1270원

주말 동안 연준 긴축 기대가 하향 조정되며 달러화가 급락하자, 이날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출발했다. 글로벌 위험선호 분위기가 회복되며 국내증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 등 하락압력이 계속 우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차 지지선으로 제시한 1250원이 뚫리며, 당장 차트상으로 1200원까지 하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주 미 CPI의 예상치 하회 여부에 따라 원·달러 레벨 자체가 변동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1230~1270원

다소 혼재됐지만 12월 미국 고용지표는 2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 전환 기대감을 강화시켰다. 12월 CPI를 통해 미국 물가 둔화 기조가 강하게 확인된다면, 달러 추가 약세 기대감도 동시에 확산될 것이다.

유로화도 천연가스 급락에 강세 분위기를 타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현실화되면, 유로화 가치를 현 수준보다 한단계 높여 달러인덱스 하락을 견인할 것이다.

위안화 추가 강세도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사망자 급증에도, 강력한 리오프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위안화 추가 강세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엔화보다 위안화의 동조성이 강화됐다. 위안화 추가 강세와 함께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확대는 원·달러 환율 하락 흐름을 견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