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8개월 연속 적자 '누적 425.6만달러'···수출도 두달 연속 감소

2022-12-01     박시형 기자
인천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무역수지가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11월 기간 누적 무역적자는 425억6000만달러나 됐다. 수출도 두 달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0% 줄어든 519억1400만달러, 수입은 2.7% 늘어난 589억2500만달러였다. 무역수지는 70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적자다. 8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특히 11월 무역수지 적자액은 10월(67억달러)에 비해서도 늘었다. 올해 1∼11월 누적 무역적자는 425억6000만달러에 달해 종전 최고치인 1996년 206억2400만달러를 넘어섰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이 모두 전년 같은 기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11월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55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11월 수입액 122억1000만달러보다 33억달러(27.1%) 늘었다.

11월에는 글로벌 경기둔화가 계속되면서 수출도 전년동월(603억달러)대비 14.0% 감소한 519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5.7%를 기록한 데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다.

15대 주요 품목 중 자동차와 석유제품 수출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나머지 12개 품목은 크게 감소했다. 차부품은 0.9% 증가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수요약세·재고누적 등의 영향으로 제품가격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면서 11월 수출은 지난달(-17.4%)에 이어 29.8%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는 글로벌 소비 둔화 영향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중국의 코로나 봉쇄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최대 지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해 전체 수출도 18.7% 감소했다.

디스플레이는 세계 경기 준화에 따른 IT 전방수요 부진 등에 더해 LCD 부문은 OLED 사업전환과 경쟁심화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15.6% 감소했다.

컴퓨터는 에너지 인플레이션,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 위축과 기업용 SSD 수요 축소로 50.1% 수출 감소했다.

 철강은 미국과 아세안, EU 등 주요 시장에서 철강 수요가 둔화세를 보이며 수출 단가가 하락해 10.6% 감소했다.

석유화학 역시 중국의 일부지역 봉쇄 지속,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업황이 악화돼 26.5% 감소했다.

바이오헬스는 코로나 확산세 진정으로 지난해 수출 증가를 주도했던 백신·진단키트 수출이 줄어들면서 28.0% 감소했다.

석유제품은 경유 국제가격 상승세에 더해 EU지역을 중심으로 동절기 대체연료 수요 발생 등에 힘입어 26.0% 증가했다.

완성차는 자동차 반도체 수급 개선과 고단가 차종 수출 확대로 미국·중동 수출이 늘어나면서 5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으며, 11월에는 사상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약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수출이 줄어들며 11월 수출이 감소"했다며 "원유·가스·석탄 등의 수입단가가 전년비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에너지 수입이 전년비 33억 달러 증가한 155억 달러를 기록한 것도 이번 달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화물연대 운송거부까지 작용하며 11월 수출이 전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12월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한국의 높은 대외경제 의존도를 감안할 때, 우리가 마주한 글로벌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활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