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부진' 기업 어닝쇼크 현실화···"내년도 비관적"

업종 막론 상장사 38.1%, 영업익 컨센서스 하회···31곳은 괴리율 10% 이상 경기침체·금리인상 기조, 기업 수익성에 반영···내년 상반기까지 감익 추세

2022-11-02     남궁영진 기자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증권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발표했다.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가 상존한 까닭에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부진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증권사 세 곳 이상이 분석에 참여한 97곳 가운데 37곳(38.1%)이 시장 전망치는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이 가운데 31곳은 컨센서스에 비해 실제 영업이익이 10% 낮은 '어닝쇼크'를 냈다. 업종 막론하고 실적과 컨센서스 간 괴리율이 높았으며, 한화시스템은 방산 사업의 매출 감소와 투자비용 증가로 무려 -98.2%를 기록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조8178억원) 대비 31.4% 하회한다. 지속적으로 낮아진 시장 기대치(11조8683억원)보다도 8.5% 밑돈다. 그간 호실적에 주효했던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둔화로 인해 수익 확보에 고전했다. 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 역시 급격히 줄어든 것도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SK하이닉스는 '어닝쇼크'를 맞았다. 3분기 영업이익 1조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했다. 시장 추정치(2조1569억원)보다 23.2% 낮다.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에 따른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부진이 실적 뒷걸음으로 이어졌다.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짐에 따라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가뜩이나 내려간 눈높이보다도 부진한 실적을 내놓자, SK하이닉스는 주가가 큰 폭 하락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코스피 시총 순위 3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조5518억원, 76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시장 기대치를 각각 45.5%, 60.7% 하회하는 수준이다. 충당금 설정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을 감안해도 부진한 결과라는 평가다. 

증권사들도 예상대로 '실적 쇼크; 수준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증시 침체 지속으로 거래대금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저조한 데다 투자은행(IB) 부문도 부진한 영향이다. NH투자증권이 영업이익 685억원을 냈는데, 전년 동기보다 무려 76.6% 급감했다. 삼성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도 '반토막'난 실적을 냈고,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크게 부진한 성적이 예고돼 있다.

이에 반해 LG에너지솔루션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지난해 3분기 약 3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LG엔솔은 올 3분기 5219억원 흑자 전환했다. 시장 추정치를 28.6% 웃돈다. 매출액은 89.9% 급증한 7조648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3247억원)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고, 실적 컨센서스 괴리율은 36.6%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코스피 시총 3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하는 데다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가 기업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부진했던 실적이 회복되기까지 요원하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263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206조9760억원이다. 1개월 전(218조7501억원)과 비교해 5.4% 하락한 수준이다.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는 209조1332억원으로, 1개월 전(228조6901억원)에서 8.6% 줄었다. 

임환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과 IT 업황 부진에 수출과 제조업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고, 대외 수요와 밀접한 제조업의 경기부진은 불가피하다"며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구매력이 훼손되면서 소비 회복 역시 지연되고 있고,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등 소비 하방압력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는 물론이거니와 내년에도 감익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도체 업종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올해 기여도가 높았던 운송, 에너지, 철강과 같은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는 내년에는 감익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