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정한빈 피아니스트, '섬세한 감성'과 '화려한 테크닉' 동시에 선보인다

오는 5일 예술의전당서 ‘친애하는 프란츠에게’ 독주회

2022-10-28     김무종 기자
정한빈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그는 슈베르트에 가까울까, 리스트에 가까울까.

정한빈 피아니스트가 1년 반만에 예술의 전당에서 독주회를 연다.

오는 11월 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스홀에서 여는 이번 연주회는 서로 상반된 스타일을 지닌 슈베르트와 리스트의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서울 스톰프뮤직에서 기자와 만난 정한빈 피아니스트는 “저의 성향으로는 리스트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슈베르트 연주에서 저 자신을 더 뒤돌아 보기도 합니다. 서로 다름에서는 배울 수 있는 게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슈베르트는 말 한마기 꺼내기 힘들 정도로 내향적이었고 누가 보기에도 왜소했다. 자기 자신을 어필하는 데 소심했던 그는 30세에 요절했다. 그의 천재성은 당대가 아닌 후대에 가서야 인정을 받았다. 

반면 리스트는 자신의 멋진 콧대를 관객에게 자랑하고자 당시 없던 피아노 배치 동선을 선택할 정도로 외향적이었다. 이런 공연 형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 슈베르트 작은 ‘소나타 가장조’와 ‘즉흥곡 중 제3번 로자문데’, 리스트 작은 ‘순례의 해 베네치아와 나폴리’, ‘메피스토 왈츠’를 선보인다.

그래서 이번 공연 제목은 슈베르트와 리스트의 이름을 딴 ‘친애하는 프란츠’이다. 공교롭게 두 거장은 이름만큼은 같았다. 통상 독주회에 피아니스트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과 달라 이채롭다.

정한빈 피아니스트가 그랑프리 아니마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초로 18명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받아 우승을 한 지가 10년이 흘렀다. 그의 나이 현재 33세. 젊은 나이이지만 예술가로서는 젊다고만도 할 수 없다. 방심하다 정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한빈은 이를 경계한다. “가능한 끝까지 고객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언제 후학을 가르칠 수도 있겠지만 저의 소원은 음악과 함께 관객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 시간 자택이 있는 평창동 둘레길을, 아니면 인근 산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오래동안 연주를 선보이고 싶은 그는 하루 한시간 이상 운동을 하는 등 이를 통해 영감을 얻고 체력을 보충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지켜나가고 있다.

정한빈 피아니스트는 이번 공연에 앞서 오는 1일 ‘친애하는 프란츠에게’ 앨범을 낸다. 이번 독주회 공연도 음반 발매 기념을 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