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이오닉6, 가속성 '짜릿' 스포츠카 뺨쳐···여유로운 '공간·주행거리' 매력

아이오닉6 휠베이스 2950mm 그랜저보다 65mm 긴 여유 1회 완충전 시 524㎞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

2022-09-22     권진욱 기자
현대차

[서울파이낸스 경기(가평) 권진욱 기자] 아이오닉6은 전기차 시대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겠다는 현대자동차의 야심이 묻어나는 아이오닉 시리즈의 두번째 모델이다. 향상된 배터리 효율과 주행 성능, 넓은 실내 공간과 세련된 내 외부 인테리어는 동급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도 뒤짐이 없다.  

현대차는 준중형 SUV 아이오닉5에 이어 세단 아이오닉6를 최근 출시했다.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 브랜드 첫 세단형 전기차로 현대차가 전동화 모델이 추구하는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에 기반했다. 측면부와 후면부가 매우 인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측면부는 비틀과 포르쉐보다 곡선미를 더 강조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했다. 일반 전기차의 경우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가 400km 수준인데 비해 524km로 국산 모델 중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다. 

현대차
아이오닉6

시승차는 아이오닉 6 롱레인지 모델의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20인치 타이어가 장착됐다. 시승 구간은 경기 하남시부터 가평까지 왕복 약 120㎞ 구간으로 국도와 고속도로를 번갈아가며 차량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아이오닉6의 제원은 전장 4855㎜, 전폭 1880㎜, 전고 1495㎜, 휠베이스 2950㎜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와 비교하면 전장은 약간 짧지만 전폭이 5mm 더 크고 휠 베이스 역시 아이오닉6가 65mm 더 길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940㎜)보다도 10mm 길었다.

전체적 외관 디자인은 현재까지 현대차 그룹에서 선보이지 않은 디자인으로 볼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전체적으로 반달 같은 유선형으로 설계해 잠시 비틀과 포르쉐의 아우라가 있는 듯 보였다. 

아이오닉6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이 적용된 헤드 램프와 리어 콤비램프가 장착돼 미래 지향적 이미지를 극대화했고, 멀리서도 아이오닉6임을 알아차리도록 했다. 하지만 튀는 디자인이라서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나눠질 듯 하다.

변속레버가 스티어링 휠 뒤쪽에 칼럼식으로 장착돼 조작이 편리했다. 보동 도어 트림에 달리는 창문 개폐 버튼을 없애고, 실내 중간 콘솔 컵홀더 뒤쪽에 설치돼 익숙해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시트의 경우, 일반 시트 대비 약 30% 얇은 전기차 전용 슬림 디자인 시트를 넣어 실내를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줬다. 친환경 공정으로 가공된 가죽, 재활용 플라스틱 원단을 사용한 시트 등 친환경 소재가 곳곳에 사용됐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외관 크기에 비해 실내공간이 넓은 것이 매력적이다.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아래쪽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수납성이 좋았다. 시트 2열의 레그룸 공간이 매우 넓어 뒷좌석에 앉아도 매우 여유로웠다. 190cm 신장을 가진 성인도 편히 앉을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2열 뒤쪽 시트 등받이 아래쪽이 허리 체형에 맞게 들어가 있어 편안함을 더했다. 이런 것들은 전기차만의 장점이다. 

아이오닉6
현대차

차체 움직임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가속 성능은 테슬라 모델3 못지 않는 파워를 지니고 있었다. 시승을 하는 동안 파워에서 부족함과 스트레스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고속도로에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해봤는데 잘 달리고 잘 멈췄다. 응답성도 매우 빨랐다. 그리고 원하는 속도만큼 가속을 할 수 있어 순간 스포츠카에서 느꼈던 짜릿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스포츠 모드에서 드라이빙 모드를 에코 모드로 변환된다. 주행모드 갭이 있어서 그런지 모드 변환 시 느껴지는 이질감은 조금 거슬렸다. 모드 변경 순서를 에코, 스포츠, 노멀 등으로 하면 그러한 부분을 조금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와인딩 코스에서는 무게중심이 바닥으로 깔려 다양한 주행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줬다. 코너링에도 부드러운 핸들링이 가능했고, 차체도 밸런스를 유지했다. 여기에는 롤 제어, 주행 상황에 따른 적절한 토크 분배 등 단단한 기술력을 뽐낸 서스펜션의 역할로 드라이빙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행환경에 따라 운전자의 마음대로 공략할 수 있었다. 

전기차의 회생제동(감속 시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을 위해 'i-페달'모드를 켰다. i-페달은 브레이크를 안 밟고 액셀 만으로 원페달 드라이빙이라 생각하면 된다. 회생 제동으로 만들어진 전력은 주행 중 다시 사용할 수 있어 전비로 보존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파워를 올린 후 악셀을 뗄 때마다 속도가 줄면서 특유의 이질감이 여전히 나타났다. 다른 전기차보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보안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오닉6
아이오닉6

아이오닉 6는 높은 전비효율이 돋보였다. 아이오닉 6는 53.0kWh 배터리가 장착된 스탠더드(기본)형, 77.4kWh 배터리가 탑재된 롱레인지(항속)형 등 2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스탠더드형의 복합 전비는 복합 킬로와트시(kWh)당 6.2㎞, 롱레인지형은 kWh당 4.8~6.0㎞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524㎞로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길다. 

음향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아이오닉 6에 적용된 가상의 주행 음향인 '전기차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은 가속 시 '위이잉'하는 인공적인 소리를 낸다. 일각서 우주선을 탄 것 같다는 평가도 있지만 시승을 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봤을때 거슬렸다. 만약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은 '위이잉' 소리가 거슬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주행하는 동안 아쉬움이 남았다. 

현대차
아이오닉6

아이오닉6는 500㎞가 넘는 주행거리와 6.2㎞/㎾h의 전기소비효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넓은 실내공간을 내세워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 관심을 받아왔다. 아이오닉6는 5개 트림 가운데 4개 트림이 국비 보조금 전액인 7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지방비 까지 포함하면 서울 기준으로는 총 9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400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아이오닉 6의 소비자들의 관심은 사전계약 대수로 나타나고 있다. 사전 계약 첫날인 지난달 22일 국내 완성차 모델 중 역대 최다인 3만7446대를 기록했으며, 14일까지 4만7000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