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②] "캐피탈사, 부동산PF 대출 부실화 우려"

캐피탈사, 기업대출·투자금융 110.7조···할부·리스보다 40조↑ 부동산PF 대출 확대에도 신용보강 취약···시공사 BBB이하 40% "캐피탈사 신용리스크 발생 가능성 높아···유동성자산 확보 필요"

2022-09-22     유은실 기자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캐피탈사의 주력사업인 할부·리스보다 기업대출·투자금융 취급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기업대출·투자금융은 부동산 및 경기변동에 민감한 데다 거액이 취급되는 만큼, 경제·금융 충격이 발생하면 캐피탈사의 건전성을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2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기업대출·투자금융 규모는 올해 6월 기준 11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캐피탈사의 주력 사업인 할부·리스(71조3000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기업대출·투자금융 비중도 올해 2분기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의 절반 수준인 48.8%을 차지했다.

기업대출은 부동산PF 대출을 중심으로, 투자금융은 부동산(오피스 및 호텔) 관련 수익증권과 신기술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캐피탈사의 부동산PF대출은 지난 2015년말 3조8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4조8000억원으로, 6년6개월만에 20조 이상 급증했다.

한은은 이러한 캐피탈사의 영업 다각화는 기존 주력사업인 할부·리스 등에서의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두드러진 자산시장(부동산·주식 등) 호조,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봤다. 실제 자동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2015년말 캐피탈사 93.6%에서 올해 2분기 81.3%로 쪼그라들었다.

한은은 이런 기조가 지속된다면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 등 운용자산 관련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중·저신용 캐피탈사 부실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캐피탈사 부동산PF 대출의 건당 평균 잔액 규모가 3월 기준으로 105억원을 돌파한 만큼, 개별 PF대출 부실시 그 영향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거액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확대되면서 대출자산의 부동산경기 민감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특정 차주나 특정 분야에 대한 신용집중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주택경기 하락세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미분양물량 확대로 이어질 경우 부동산PF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미분양이 급증했던 2000년대 후반에도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1년새 10%p 이상 급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상응한 시공사 신용보강은 취약한 상황이다. 캐피탈사 PF대출 사업장의 시공사 신용등급은 BBB이하가 약 40%에 이른다. 

또 유동성 리스크도 있다. 캐피탈사는 대부분의 자금을 시장성 자금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유동성 리스크에 타금융권보다 취약하다. 실제로 최근 캐피탈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스프레드도 확대되는 등 캐피탈채 관련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발행만기 2년 이내 캐피탈채 발행액 비중이 올해 상반기 중 크게 확대되면서 차환리스크도 상승하는 추세다. 발행만기 2년 이내 캐피탈채 발행액 비중은 지난해 38.3%에서 올해 상반기 50.0%로 확대됐다. 

한은은 특히 중·저신용 캐피탈사의 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자금운용구조, 건전성 지표 등을 고려할 때 중·저신용 캐피탈사의 부실가능성 우려가 있다는 것. 부동산 관련 시장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대출 중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50%를 초과하는 캐피탈사 20곳 중 14곳이 중·저신용에 해당한다. 

중·저신용 캐피탈사는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기업대출·투자금융 비중(64.4%)이 고신용 캐피탈사(46.8%)에 비해 높은 데다, 기업대출중 부동산관련 대출 비중(56.5%)도 고신용사(45.1%)에 비해 높다. 또 중·저신용 캐피탈사의 연체율도 고신용 캐피탈사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으며, 2021년 이후 중·저신용 기관의 연체율은 상승 전환했다.

한은은 "캐피탈사는 금융기관간 거래 의존도(상호연계성)가 높아 일부 캐피탈사의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쉽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캐피탈사의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으나, 신용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자본확충 및 충당금 적립에 힘쓰는 한편 상시 유동성 위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유동성 자산 확보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