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올해 6기 신설 그쳐···"투자 대비 수익 내기 어려워"

지난해 100기 보급, 누적 176기···충전기 1대당 138대 감당해야 충전소 1곳당 35억여원 투입해야···운영비조치 남기지 못하는 현실 "향후 수소 양산·수소차 보급 학대되면 충전소 확장도 빨라질 것"

2022-09-08     박시형 기자
고속도로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빠르게 확장하던 수소충전소 보급이 올해 들어서는 상당히 둔화됐다. 업계에서는 제도적 문제와 함께 비용 문제를 사실상 원인으로 꼽았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기간동안 수소충전소는 6기 증가했다. 지난해 100기가 설치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숫자다. 누적으로 보더라도 총 176기가 설치돼 환경부가 계획했던 2022년말 310기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환경부는 2025년 450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가능성에 의문이 남는다.

그럼에도 수소차 보급 속도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6월기간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수소차는 총 4755대로 지난해 8532대의 절반을 넘어섰다. 수소차 등록 수는 2018년 903대, 2019년 4194대, 2020년 5843대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소충전소 1기가 감당해야 할 차량 수도 지난해 114.57대에서 6월 현재 137.68대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수소충전소 확장이 더딘 건 사실상 비용 문제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8월 국내 수소 판매가격은 수소유통정보시스템(Hying) 기준 1㎏당 평균 8374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충전소 별로 보더라도 7000~8800원으로 지난 2019년 보급당시 형성된 가격 그대로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소 가격도 크게 올라 충전소들이 적자를 떠안고 있다.

S&P글로벌 원자재 전망(Commodity Insight)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해조 수소 비용은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인해 7월 1㎏당 최대 16.80달러로 올랐다. 천연가스로 생산하는 수소도 연초부터 10달러를 넘어서면저 예년의 두배 가까이 급등했다.

또 수소충전소의 경우 안전 문제 등으로 전문교육을 받은 관리원이 반드시 상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충전기가 1기만 있는 충전소에도 인력이 투입돼야 해 충전소 전체를 놓고 보면 상당한 인건비가 투입된다. 

또 국내 수소충전소는 철강·석유화학 업체 등 외부에서 생산된 수소를 '튜브트레일러'로 운반하는 Off-Site 방식이라 운송비 또한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이 마저도 수소 공급이 현재로써는 부생수소만으로 이뤄지고 있어 충전소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운영에 차질을 겪는 사례도 있다.

반대로 일부 지역은 아직 수소차 보급이 더뎌 겨우 하루 한 대 충전이 이뤄지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비용 대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현재는 대기업조차도 충전소 설치·확장을 미루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수소충전소 전문기업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는 나라장터를 통해 수소충전소 압축패키지 제작·설치 사업을 발주했는데, 비용을 약 35억2000만원으로 추정했다.

설치에 거액을 투입해야 하는데도 현실적으로 운영비조차 남기지 못하고 있어 투자가 꺼려질 수밖에 없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일부 특화 지역에 수소충전소가 몰릴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같은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며 "향후 수소 양산이 활발해져 가격이 낮아지고, 수소차 보급도 전국으로 확대된다면 충전소 설치 속도도 다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