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임원 교체·MX 경영진단···삼성, 쇄신·혁신 '드라이브'

반도체연구소장 교체···보직인사·조직개편 단행

2022-06-03     김호성 기자
삼성서초사옥(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사업부 등 DS(반도체)부문 부사장급 임원을 10명 이상 교체했다. 반도체 부문을 시작으로 삼성전자가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고강도의 조직·인사 개편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에도 나섰다. 조직에 대한 긴장감을 불어 넣는 한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쇄신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반도체연구소장을 교체하는 등 연구소 중심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메모리, 파운드리사업부 등 임원 20여 명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부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만 10여 명이다.

이날 신임 반도체연구소장으로 송재혁(55)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재작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송 부사장은 그간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송 부자장은 지난 199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공정과 소자 개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혁

또한 삼성전자는 기술개발 역량을 전문화하기 위해 메모리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메모리TD(Technology Development)실을 D램 TD실과 플래시 TD실로 분리했다.

D램 TD실장은 박제민(51) 부사장이, 플래시 TD실장은 장재훈(53) 부사장이 각각 맡는다.

신임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인프라기술센터장에는 장성대(58)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환경안전센터장 부사장이 선임됐다.

미래반도체 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차세대연구실도 신설된다. 신임 실장으로는 현재 반도체연구소에서 공정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신유균 부사장이 보임된 것으로 전해진다.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사업부에서도 주요 임원 인사가 단행됐다. 신임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에는 남석우(56) DS부문 CSO 및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부사장이, 파운드리기술혁신팀장에는 김홍식(53) 메모리제조기술센터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업계에서 연말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대대적인 인사가 난 것에 대해, 반도체 사업부 전반의 혁신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그간 시장에서는 삼성의 최첨단 4나노 공정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확보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특히 삼성의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생산 역시 수율 문제로 갤럭시S22 대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담당 임원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반도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해외 출장도 주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을 위해 7일 네덜란드로 떠난다. 출장 중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포함해 유럽 파트너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해외 언론은 이 부회장이 미국 인텔과 손잡고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 ARM을 공동 인수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ASML이 있는 에인트호번은 삼성전자의 유력한 M&A 후보로 거론된 바 있는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본사 등이 모인 반도체 기업 집결지다.

결과적으로는 새 정부 들어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메모리 세계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나 가전 관련 조직 등에 대한 추가 쇄신 요구 또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사업부문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2회 삼성호암상 시상식 만찬에 참석한 후 MX 사업부에 대해 “경영진단 중이고 결과가 나오면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MX 사업부는 지난해에도 내부점검에 들어간바 있다. 삼성전자 MX 사업부의 경영진단이 2년 연속 이뤄진 것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라 내부적으로 스마트폰사업에 대한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점검 결과에 따라 조직개편이나 인력개편이 진행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와 달리 외부 인력이 진행하는 경영진단은 아니며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내부 점검을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달 말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은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삼성은 최근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연말에 한 차례로 회의를 축소했다가, 이번에 다시 상반기 회의를 열게 됐다.

이번 회의에는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 마케팅 담당자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