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한 달···전국 휘발유 가격 평균 156원 하락

유류세 인하분 164원 이상 가격 내린 주유소 전국 40% 수준 "재고 소진까지 2~3주···이후 가격인하 반영해 시일 걸리는 것"

2021-12-13     박시형 기자
12일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전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56.63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류세 인하분인 164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다.
 
13일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653.53원으로 지난달 11일 유류세 인하가 본격되기 직전인 지난달 11일 1810.16원보다 156.63원 하락했다. 

(사)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E컨슈머)은 전국 1만1001개 주유소 중 휘발유를 164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는 40.64%였다고 분석했다. 많은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분 이상 휘발유 가격을 낮췄지만 절반 이상은 여전히 유류세 인하분도 모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극히 일부에서는 오히려 가격을 인상한 곳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는 10월 말 80달러 중반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70달러 수준까지 크게 하락했다. 해외에서 수입한 원유가 정제 과정을 거쳐 일선 주유소에 공급되는데 약 한 달 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초부터는 국제유가 하락분도 반영됐어야 한다.

규모만 다소 차이가 날 뿐, 경유도 휘발유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E컨슈머는 경유의 경우 유류세 인하분인 116원 이상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는 66.81%라고 밝혔다.

오피넷 기준 지난달 11일 전국 경유 가격은 리터당 1605.64원에서 한 달이 지난 이달 12일에는 1477.06원으로 128.58원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유류세 하락이 모두 반영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재고 소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달 12일 0시 생산된 휘발유 제품부터 유류세 인하가 반영되는데 이전에 물량을 받아둔 주유소라면 기존 재고를 소진하기 전까지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고 소진에 따른 가격 변동이 반영되기까지 주유소마다 기간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3주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뤄볼 때 이달 초부터 일선 주유소에도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휘발유가 본격 공급되기 시작했을 걸로 추정된다.

다만 정유사 직영주유소나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즉각 가격에 반영했다. E컨슈머는 164원 이하로 가격을 인하한 알뜰주유소가 43.97%, 165원 이상 인하한 곳은 56.03%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휘발유 가격 등 석유제품의 가격 인하가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초 40만배럴 증산 방침을 유지하는데 합의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예상했던것보다 위험하지 않고,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유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가 자영주우소의 가격까지 개입할 수는 없다"며 "국내 석유 제품 가격이 일선 주유소까지 반영되는데는 다소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분에 못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보이는 데 이로 인해 휘발유 가격 인하율이 다소 둔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