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DL이앤씨, 해지된 사업장 '아크로'로 되찾을까

신당8조합에 '시공사 유지시 하이엔드 적용' DL이앤씨, 올해만 8곳서 시공사 해지 당해

2021-11-03     노제욱 기자
아크로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DL이앤씨가 시공사 해지를 당한 재개발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제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여부를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다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한 것인데, 뒤늦게 입장을 바꾼 셈이다. 올해 8번이나 시공사 해지를 당한 만큼 더 이상 사업지를 뺏길 수 없다는 조바심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했던 서울 신당8구역 재개발조합에 시공사 지위를 유지시켜줄 경우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겠다는 공문을 최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신당8구역 조합은 지난 7월 총회를 열고 DL이앤씨와의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여부와 3.3㎡당 535만원의 공사비가 비싸다는 조합 일부의 의견 등을 두고 조합과 DL이앤씨가 갈등을 벌인 것이 원인이었다.

당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시공사 해지'까지 갔지만, 뒤늦게 DL이앤씨 측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한 것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입장을 바꿨다기보다는 지난 6~7월 조합과 브랜드, 공사조건 등을 두고 협의를 하던 와중에 일방적으로 시공사 해지를 당한 상황"이라며 "조합과 이미 합의를 도출한 부분도 있었고, 내부적으로 '아크로' 적용에 대한 검토도 끝나 이러한 내용들을 다시 조합에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가 이러한 제안을 한 이유는 올해 시공사 계약 해지가 유난히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DL이앤씨가 올해 들어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한 건수는 총 8건이며, 공사금액 기준으로는 2조2000억원 규모다. 대형건설사의 1년치 수주 정도의 규모를 잃은 만큼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당8구역(단독)을 비롯해 △광주 광천동(컨소) △인천 주안10구역(단독) △부산 범천4구역(컨소) △부산 서금사5구역(컨소) △청주 사직1구역(컨소) △마산 회원2구역(컨소) △방배6구역(단독) 등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사례를 두고, 다른 재개발‧재건축조합에서 더 적극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브랜드 가치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 사례를 두고 앞으로 곳곳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며 "브랜드 가치 관리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당8구역 재개발 계획에 따르면 이 지역은 지하 4층~지상 최고 28층, 전용면적 39~129㎡, 총 1215가구 규모의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하철 5·6호선 청구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오는 2024년 상반기 중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