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효과' KB금융, 해외 점포수 1위로 점프

신한·우리금융, 인수·합병 효과···국내외 점포수↑ 4대은행 국내 점포수 축소···비대면·디지털 영향

2021-08-18     김현경 기자
(왼쪽부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글로벌 영토 확장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간 KB금융의 해외 점포수만 약 560개 증가했는데, 두 자릿수 증가에 그친 다른 금융그룹들과 비교되는 행보다. 그동안 글로벌 경쟁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KB금융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18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B금융의 해외 점포수(지점·출장소·사무소)는 805개로 지난해 6월 말(247개)보다 558개 늘었다. 이로써 국내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점포수를 보유하게 됐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의 해외 점포수는 460개에서 476개로 16개, 신한금융의 경우 226개에서 243개로 17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기보고서 공시상에서 하나금융은 25개에서 24개로 줄었는데, IT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이 주력 종속회사에서 제외되면서다. 공시상에서 빠졌을 뿐 해당 법인은 하나금융 계열사로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영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KB금융의 해외 점포수가 대폭 늘어난 것은 글로벌 현지법인을 인수한 효과다. 계열사 KB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67%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약 400개의 지점을 보유한 중형 은행으로, 이 은행의 점포수가 국민은행의 해외 점포수로 잡혔다.

같은 기간 글로벌 영업손익도 2003억원에서 4382억원으로 119% 성장했다. 부코핀은행 외에도 지난해 4월 인수한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기관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전체 글로벌 영업손익 증가를 견인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해외 정치 상황 등으로 글로벌 영업이 쉽진 않았지만 부코핀은행과 프라삭 지분을 인수하면서 실적이 더해졌다"며 "프라삭에서 실적이 괜찮은 데다 부코핀은행도 안정화되면 올라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신한금융의 점포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의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점포수(지점·출장소·사무소)는 1610개로 지난해 상반기(1360개)보다 250개 늘었다. 보험계열사인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이 지난해 7월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한 데 따른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KB금융은 1683개에서 1690개로 7개, 우리금융은 931개에서 941개로 10개 점포가 늘었는데, 각각 푸르덴셜생명과 우리금융캐피탈을 인수한 영향이다. 금융그룹 모두 인수·합병(M&A)에 따라 전체 점포수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국내 점포수는 디지털화에 따른 통폐합 여파로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국민은행의 국내 지점수는 831개로 일년 전보다 74개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1개 줄어든 855개, 하나은행은 42개 감소한 634개, 우리은행은 37개 줄어든 713개였다. 각 은행의 디지털 전략과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라 은행 점포수 축소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