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농업 고용지표 94.3만↑···조기 테이퍼링 가시권

시장 컨센서스도 상회···실업률, 6월 5.9%→7월 5.4%

2021-08-06     박성준 기자
미국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대하던 고용지표 결과가 충족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려가 한 풀 꺾인 것이다. 이에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선언이 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고용 보고서를 통해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94만3000건이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비농업고용지수는 농축산업을 제외한 전방위 산업의 전월 대비 신규 고용 인구 변화수를 측정한 값으로, 경제활동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지출과 연동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이는 로이터통신 등의 시장 컨센서스인 87만건보다도 약 7만건이 높은 수준이며, 7월 민간부문 신규 취업자수 역시 70만3000명으로 집계되면서 시장의 기대치(70만명)를 넘어선 모습이다. 7월 실업률은 5.4%로 전문가 전망치인 5.7%를 하회했으며, 전월(5.9%)보다 0.5%포인트(p) 내려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까지 최근 신규 확진자수의 급증으로 미국 경기회복이 현저하게 느려지고 있다는 증거가 없었다며, 백신과 사업재개, '펜트업(보복소비)' 효과, 정부의 부양책 등이 경제 회복에 쿠션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선 학교의 계절적 고용 변화로 인해 두드러진 것이라면서도, 노동 집약적인 서비스 기업에서 고용이 지속돼 양호한 결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이번 고용지표 발표와 관련해 35만건에서부터 120만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지표로 꼽히던 미국 비농업고용지수가 코로나 출현과 함게 더욱 균형점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했던 7월 고용지표의 경우 전월 49.3에서 53.8로 반등하기도 했으며, 전날 증시 개장 직전 발표됐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8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1만4000명이 줄어든 수치며, 지난해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반해 지난 4일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집계한 지난달 민간부문 신규 고용은 총 33만건 증가에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인 68만3000여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시장의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직후 "경제가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경제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다. 향후 회의들에서 진전 정도를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고용시장 내 변화가 확인될 경우 언제든지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시장은 평가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연준의 주요 인사들도 7~8월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인다면, 오는 10월부터라도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결국 연준이 테이퍼링 선언에 앞서 마지막으로 확인하고자 했던 고용지표 결과의 회복세를 확인하면서 테이퍼링 돌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델타 변이발 코로나19 재확산은 여전히 경제둔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예방 접종을 받은 상황에서 앞으로 경제 활동에 큰 혼란이 예상되지는 않지만, 확진자 추이가 급증하는 상황은 근로자를 집에 머물게 하고 고용을 방해할 수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저숙련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이를 고용할 사람은 충분하지 않다며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론 헤트릭 미국 노동 경제학자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일자리의 약 3분의 2가 어떤 종류의 대학 학위도 필요로 하지 않는 종류의 일자리에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