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印尼에 배터리셀 합작공장 세운다

印尼 정부와 1.2조 투자 협약···"아세안 시장 주도권 확보"

2021-07-29     박시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협력해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과 미래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에 본격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 연산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날 오후 진행된 3자간 투자협약은 현대자동차그룹측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온라인 화상으로 인도네시아 투자부 바흐릴 라하달리아(Bahlil Lahadalia) 장관과 협약을 진행했다.

이번 투자협약 체결에 앞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투자협약을 통해 양측은 합작공장 설립에 약 11억달러(한화 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양측의 성공적인 합작공장 설립과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확대 지원 차원에서 일정 기간 법인세와 합작공장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합작공장에 대한 지분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50%씩 보유한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양측은 각종 법적 절차를 거쳐 3분기 중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4분기에 합작공장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2024년 상반기 내에는 배터리셀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총 33만㎡의 부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분 이상인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이 배터리셀은 우선적으로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배터리 시스템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는 이번 합작공장 설립과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의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게 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영역인 전동화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이를 통해 국내외 공장에서의 다양한 배터리 시스템 생산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와 기아에 집중된 배터리 시스템 공급을 외부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과 함께 아태 권역 전체 시장 공략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함으로써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톱티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력과 당사의 오랜 기간 축적된 완성차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춘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전기차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그룹 간의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양측 간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