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철밥통 '깨졌다'…KAIST 교수 6명 퇴출
2008-03-03 이상균
KAIST에 따르면 서남표 총장은 지난달 말 올해 재임용 신청 교수 25명에 대한 최종 심사를 마치고 그중 6명(24%)을 재임용에서 제외했다. 이들의 퇴출 시기는 1년 뒤.
1년이란 시간을 준 것은 그동안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퇴출대상 교수 6명은 정교수 셋, 부교수 둘, 조교수 한 명이며, 유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조작한 논문을 발표해 지난달 29일 대기발령을 받은 생명과학과 김태국 부교수도 퇴출 명단에 포함됐다. 또, 나머지 19명 가운데서도 2명에게는 2년만 기회를 주기로 했다. 2년 내 기대 수준의 연구 성과를 못 내면 퇴출하겠다는 경고다.
서 총장이 6명을 한꺼번에 퇴출하기로 한 조치는 KAIST는 물론, 국내 대학들에도 큰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 대학들은 테뉴어(정년 보장) 교수를 제외한 모든 교수를 대상으로, 대부분 3년마다 재임용 심사를 해 왔지만 요식 절차에 불과할 뿐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테뉴어 심사도 대부분 몇 번의 기회를 주거나, 테뉴어 교수가 되지 않아도 3년마다 재계약함으로써 정년을 다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KAIST도 지금까지는 마찬가지였다.
KAIST 측은 "재임용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교수=철밥통’ 관행을 깨는 충격적인 실험"이라며 "이번 시도가 KAIST뿐 아니라 한국 대학 사회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