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銀 "복수 금융사 인수 의향···매각 불발 시 '단계적 폐지'"

전체 매각·부분 매각·단계적 폐지···7월 중 출구전략 제시

2021-06-03     우승민 기자
(사진=한국씨티은행)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복수의 금융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 매각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 단계적 폐지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매각 진행 경과와 관련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으나,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경영진은 접수된 인수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최종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씨티은행은 오후 2차 이사회를 열고 잠재 매수자 현황 보고와 이에 따른 전체 매각, 부분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의 출구전략 방안을 논의했다. 단계적 폐지는 매각이 어려울 경우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 폐지 수순을 밟는 방식이 거론된다.

씨티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은 일련의 출구전략 진행 과정에서 무엇보다 고객 보호 및 은행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직원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과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고객 및 직원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 방안에 도달하기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7월 안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기로 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진행상황에 다소 변수가 있을 수 있으나 7월 중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자산관리(WM)·신용카드·대출 등으로 구성된 소비자금융의 '통매각(전체 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정하고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 글로벌마켓 증권(CGMK) 2곳을 통해 LOI를 받아왔다.

그동안 씨티은행은 인수자를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었다. 지방금융지주나 일부 저축은행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당시 인수 의사를 밝힌 금융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청와대, 금융위원회,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씨티그룹의 국내 소비자금융 철수와 관련, "졸속 부분매각 또는 자산매각(청산)에 결사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유명순 행장(의장, 사내이사), 비샬 칸델왈 씨티그룹 아태지역 프랜차이즈 회계담당임원(기타비상임이사),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사외이사), 민성기 전 한국신용정보원장(사외이사), 이미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외이사), 정민주 전 BNK금융지주 부사장(사외이사) 등 총 6인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