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의사록] "시기상조" 속 "'금융불균형' 유의 필요" 매파 목소리도

한은, '4.15 금통위 의사록' 공개···"대내외 경기 회복흐름 강화돼" "코로나19 불확실성 여전···'가계부채 확대→채무상환 부담' 우려"

2021-05-04     박성준 기자
이주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반도체 경기, 재정정책 등이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국내외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백신 공급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코로나19로 잠잠했던 미·중 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등 우려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불균형'을 우려하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위원들의 목소리가 눈에 띈다. 이들은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에 따른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4일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2021년도 제7차)'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열린 회의에서 A 의원은 "최근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전개상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해 당분간은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며 "이 과정에서 금융안정 리스크의 변화를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하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 조정 등의 영향에 부진이 완화됐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IT부문을 중심으로 견조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향후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 증가세가 확대되고 민간소비도 점차 개선되면서 지난 2월 전망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백신 접종 속도 등에 따라서는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등 그간 억제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B 위원은 "지난 2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경제동향을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국가별로 차별화되고 있다"라며 "고용시장에서는 취업자수가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로 돌아섰으나 민간서비스 소비 부진의 영향으로 체감 고용은 쉽게 개선되기 힘든 상황이며,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자영업의 어려움, 재택근무의 확산과 온라인 소비 증대 등 생산과 소비행태 변화를 고려하면 최근 고용 개선흐름의 지속 여부에 대한 밀착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고용의 경우 지난 3월 취업자수가 31만명 증가로 전환했으나 임시일용직과 공공일자리 중심으로 증가하는 등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물가를 살펴보면 농축산물 가격,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라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간으로는 지난 전망치인 1.3%를 상회하더라도 2% 물가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1%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경제성장과 물가 모두 2월 전망보다 상방리스크 요인이 커졌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의원들은 코로나19 확산 및 백신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논의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모든 금통위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불안정한 금융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C 위원은 "민간소비, 고용, 물가의 부진한 상황은 여전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 국내경제 회복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라면서도 "가계부채 은행권 대출 증가세 완화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대출 증가로 인해 10조원 내외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은행의 중소기업대출도 7조원 내외의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축적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D 의원도 "경기회복 기대가 강화되면서 위험자산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으며, 문제는 이런 완화적인 금융상황을 배경으로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민간 부문의 레버리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데 있다"라며 "이는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미래 성장경로를 제약하고 증가된 부채가 주로 주택을 비롯한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금융불균형 위험을 높이게 되는 등 중장기적 금융 취약성과 효율적 자원 배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매파의 목소리는 향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