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앞둔 LG화학 '첫 잠정실적' 발표···자신감? 주주 달래기?

3Q 컨센서스 '긍정적'···12일 잠정실적 거쳐 21일 최종 실적 발표 30일 임시주총, 배터리 사업 분할 '표결'···"주주설득 차원" 관측도

2020-10-11     김호성 기자
LG화학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물적분할을 앞둔 LG화학이 12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LG화학이 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실적 수치 뿐 아니라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일 LG화학에 따르면 회사는 12일 오전 3분기 잠정 실적을, 최종 실적은 21일에 발표한다. 

금융투자 업계 및 재계에서는 그간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던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앞두고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차원에서 잠정실적 발표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신설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일부 배당하는 인적 분할이 아닌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이 안건을 확정짓기 위한 표결은 이달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물적 분할은 분할 전 회사가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형태지만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신설회사 주식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이번에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이유는 물적분할에 불만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에게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전함으로써 임시주총에서의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투자자들에게 실적 예상치를 미리 제공해 기업 가치를 판단하도록 돕는 잠정실적 발표를 시행 중이다. 

이와 관련 "당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주와 투자자들이 실적 예측과 기업 가치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잠정 실적을 공시한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물론 LG화학의 이번 잠정실적 발표의 배경에는 일차적으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이날 기준 LG화학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조1048억원, 영업이익 711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3%, 87.1% 증가한 수치다.

한편 LG화학은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총의 승인을 거쳐 올해 12월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LG화학이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