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은행 CEO '국회 줄소환' 모면···사모펀드·채용비리 '쟁점'

박성호 하나·강성모 우리은행 부행장 증인 출석 채용비리 이슈에선 신한은행·우리은행 '주 타깃'

2020-09-28     이진희 기자
2019년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이진희 기자] 금융지주사 CEO와 시중은행장들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칼날을 피했다. 당초 거론됐던 주요 인물들이 증인과 참고인 명단에서 모두 제외되면서다.

CEO 출석 부담이 완화되자 금융권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부실 논란과 채용비리에 대한 이슈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해결책에 대한 압박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5일 전체회의를 갖고 증인 19명과 참고인 12명 등 모두 31명의 명단을 확정·의결했다. 이중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등 주요 인물들은 모두 배제됐다.

업계에선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등으로 이들의 줄소환을 예상했으나, '망신주기 국감'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부행장급으로 낮춰 부르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는 사모펀드 사태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라임부터 디스커버리, 옵티머스까지 줄지어 터진 펀드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을 필요성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은행권에선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라임펀드 판매와 관제펀드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국감장에 선다. 하나은행은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이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 환매중단 및 손실사태 등과 연관돼 있다.

지난 8월엔 라임펀드 투자원금 364억원을 전액배상하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한 바 있다. 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 원금의 각각 70%, 50%를 투자자에게 우선 지급하고, 향후 펀드 청산 시 최종 정산키로 했다.

최근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초래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은행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설정액인 5355억원 중 98%를 관리하고 있다.

정무위는 이번 국감에 라임펀드 사태 피해자인 곽성은 씨와 권혁관 옵티머스 피해자모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투자자의 입장도 들을 예정이다.

옵티머스펀드

지난 2018년 은행권을 뒤흔든 채용비리 사태도 이번 국감장에 다시 한번 등장한다. 최근 국회에서 채용비리 처벌 강화, 피해자 구제 방안 마련 등 채용비리 관련 법안이 발의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올해 국감에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주 타깃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다. 우선, 신한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정의당 배진교 위원이 김학문 금융감독원 인적자원개발실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배 위원은 금감원에서 진행한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 검사 항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2018년 4월부터 신한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의혹 관련 검사를 진행한 뒤 22건의 특혜정황을 파악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성모 우리은행 HR그룹 부행장도 채용비리 관련 증인으로 국감장에 선다. 우리은행의 경우 다른 금융사와 달리 채용비리 관련 공판이 이미 마무리된 상태다.

여기에 증인으로 나설 강 부행장이 채용비리 사태 당시 HR부서와 무관한 곳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국감에서는 피해자 구제 등 후속조치와 관련된 질의가 있을 전망이다. 강 부행장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위원과 국민의힘 강민국 위원이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음달 16일 열리는 정무위 산업은행 국감에서는 키코와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관련 질의가 이어진다. 민병덕 위원이 국책은행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투자 적절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김주진 기후솔루션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키코 사태 관련 참고인으로는 박선종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출석한다. 박 교수는 키코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키코 피해기업 4곳에 피해액의 15~41%를 배상하라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로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은행이 기업 외화를 시세보다 싸게 사들이는 구조의 외환파생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치솟으면서 키코 가입 기업들의 손실이 막대하게 불어났는데, 이를 두고 키코 판매 은행들과 가입 기업들 간 책임 공방이 1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