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 바이오·언택트 존재감↑···시총 순위 '지각변동'

삼바·셀트리온, 3위·6위 도약···네이버·카카오, 최대실적에 '약진'

2020-05-07     남궁영진 기자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순위 변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바이오주와 언택트(비대면) 관련 종목들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면서 상위주들 간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장주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40조원가량 줄었다. 연초 330조원대에서 29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68조원대였던 50조원대로 감소했다. 두 곳 모두 시총 순위 부동의 1~2위를 지켰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우려에 투자심리가 부진했다. 1분기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냈음에도, 향후 불확실성이 상존하며 주가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대형 반도체주들이 주춤한 사이 바이오주의 강세가 눈에 띈다. 대장격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57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43만3000원)과 비교해 32.8% 뛰었다. 이에 따라 28조60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38조원까지 불어나며 코스피 시장 시총 순위 3위로 도약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도 시총이 4조6000억여원 늘면서 6위로 올라섰다.

코로나 악재에도 바이오 '쌍두마차'인 두 종목 모두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5.2% 증가한 20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62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셀트리온은 매출액 3523억원, 영업이익 1322억원으로 58.9%, 70.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비접촉 소비 확산으로 나란히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성장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도 우상향하며 '포스트 코로나'를 주도할 것이란 평가다.

네이버는 전날 2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30조7000억원이던 시총은 4조여원 늘면서 4위 자리를 지켜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역시 19만9500원으로 이틀째 최고가를 경신, 시총 순위가 지난해 말 23위에서 무려 11계단 급등하며 10위권 내 진입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321억원, 영업이익 221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7.4% 증가한 '깜짝 실적'이다. 카카오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9% 늘었고, 매출도 8684억원으로 22.9%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경우 사상 최대치다.

반면 수년간 시총 수위권 자리를 점했던 현대모비스는 올 들어 주가가 크게 뒷걸음하며 10위권 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말 24조4000억원이던 시총은 이날 16조4000억원으로 8조원가량 증발했고, 7위에서 14위로 밀려났다.

현대모비스의 1분기 매출액은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고, 영업이익은 3609억원으로 26.9% 감소했다. 모듈 사업 매출이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급감한 탓이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눈높이도 낮아질 전망"이라며 "1분기 고정비 부담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공장의 가동률 하락 영향을 감안해도 2분기 완성차 판매 불확실성이 상당해 모듈 부문의 적자폭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해까지 '금융 대장주'를 두고 각축을 벌였던 신한지주와 KB금융은 나란히 뒷걸음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올 들어 시총 순위가 각각 4계단, 6계단 떨어지면서 16위, 19위로 밀려났다. 코로나발(發) 폭락장에 주가가 29.8%, 31.4% 급락한 영향이다. 

지난해 번갈아가며 자리했던 10위권 내에 재진입은 요원한 모습이다. 두 곳은 올 1분기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주가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둔화 우려가 나오는 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할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분기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은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하는 2분기 저점을 찍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상위 종목 간 순위 변화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