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에 1.7조 긴급 수혈···HDC 인수 의지 다잡을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1조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각각 내부 결정 기구인 신용위원회와 확대여신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추가 지원 안건을 의결했다.

산은·수은은 코로나19로 인해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에 나갔던 1조 6000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와는 별개의 새로운 자금 수혈을 결정한 것이다. 방식은 '마이너스 통장'처럼 필요시 한도 내에서 자금을 꺼내 쓸 수 있도록 한도 대출을 열어줘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구조다.

산은·수은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차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추가 유동성 공급을 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했고, 한도 대출 8000억원, 스탠바이 LC(보증신용장) 3000억원 등 총 1조 6000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를 내놨다. 이 중 8000억원 대출은 이미 소진됐다. 최근 산은·수은이 보증을 서고 다른 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구조의 스탠바이 LC를, 산은·수은 직접 대출로 전환해 3000억원을 추가로 공급했다.

당초 HDC는 4월 7일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1조 4700억원를 투입하면, 이 중 1조 17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이 산은과 수은에서 빌린 차입금을 갚는데 활용하는 구조다.

하지만 6개 국가( 한국·중국·미국·러시아·터키·카자흐스탄)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지면서 유상증자 계획은 연기됐다. 현재 6개 국가 중 러시아 기업결합 심사만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