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1분기 실적 전망 '흐림'···하반기 반등 기대

코로나19로 인한 가입자 증가세 둔화, 마케팅비 이연 효과에 '울상' 하반기 데이터 트래픽 증가, 마케팅비 감소로 연간 실적 개선 기대

2020-04-09     이호정 기자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5G 가입자 순증세의 둔화와 지난해 집행한 마케팅비 이연 효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 마케팅 비용 축소 등으로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온다.

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이동통신 3사 1분기 실적 전망치(최근 한 달)는 매출 13조7471억원, 영업이익 8399억원이다. 지난 1분기보다 매출(13조1897억원)은 4.2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9193억원)보다는 8.64% 감소한다는 예측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5G 가입자가 500만명이 넘어서면서 기존 LTE 대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의 증가로 인해 매출은 늘 것으로 예상되나, 감가상각비, IFRS 15 마케팅비용 회계 처리 방식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회계 처리 방식의 변경에 따른 마케팅비 이연 효과가 영업이익 하락에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통신사

지난해 이통3사는 5G 상용화 이후 마케팅 출혈경쟁을 펼쳤다. 이를 통해 지난 한해 동안 마케팅비에 투입된 금액만 8조원 이상에 달한다. 과거 회계 방식에서는 마케팅비 집행을 같은해 비용으로 처리했지만 IFRS 15 도입으로 인해 마케팅비를 나눠 상각하게 됐다. 지난해 집행한 비용의 부담이 올해도 이어지는 구조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입자유치비용을 자산화해 통산 8분기동안 안분하는 IFRS 15 회계 특성상 자산화 마케팅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전분기 대비 의미 있는 마케팅 비용 감소는 나타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 보면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5072억원, 영업이익 2996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7%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7.13% 감소한 수치다.

무선사업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유통망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5G 단말 출시에도 가입자 순증은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연결 자회사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11번 거래액은 증가한 반면, ADT캡스는 2분기까지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KT는 올해 1분기 매출의 경우 6조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3526억원으로 12.31% 감소할 전망이다.

KT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내방 고객의 감소로 5G 순증가입자수 감소가 예상된다. 또 중국인 입국자 수 급감으로 BC카드 사업도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2253억원, 영업이익 1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5% 줄었다.

LG유플러스의 부진 내용도 앞선 두 회사와 비슷하다. 다만 특이점은 이번 분기부터 LG헬로비전의 실적이 반영된 점이다. 남효지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고가 요금제로 전환 가능한 가입자 베이스가 증가하는 효과와 유통망 공유, 인프라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신은 경기 둔화의 영향을 덜 받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비용적 측면에서 마케팅 비용이 덜 투입되면서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입자 성장은 다소 둔화되나, 인당 데이터 트래픽 증가와 마케팅 비용 축소로 시장이 기대하는 연간 실적 개선은 가능하다"며 "5G 신규 단말기 출시와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는 하반기부터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