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테스트 추진

한은 "CBDC 발행 필요성은 별도 문제" 선 그어

2020-04-06     김희정 기자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021년 12월까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다. 최근 지급결제 분야의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시장 확장성도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지급결제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6일 CBDC 도입에 따른 기술적, 법률적 필요사항을 사전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에콰도르, 우루과이 등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금융포용 제고를 목적으로 CBDC 시범 발행을 추진했고 최근에는 스웨덴, 중국 등이 현금 이용 감소, 민간 디지털화폐 출현 등에 따라 발행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CBDC 발행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미국, 일본도 관련 연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한은도 더이상 논의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진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한은은 지난 3월부터 오는 7월까지 국내 지급결제 환경,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하여 CBDC 시스템의 운영 방식과 제공 기능, 필수적 기술요건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동시에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5개월간 도출된 CBDC 설계, 기술요건 등을 충족하는 구현기술을 검토하고 블록체인 기술 등의 활용 가능성도 조사할 방침이다. 

올해말까지 확정된 CBDC 설계 및 기술요건을 기반으로 업무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기관 컨설팅 수행하기로 했으며, 내년에는 업무프로세스 분석 및 컨설팅 수행 결과를 바탕으로 CBDC 파일럿(pilot)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한은은 CBDC 발행 필요성과는 별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 관계자는 "여전히 존재하는 현금 수요, 경쟁적 지급서비스 시장, 높은 금융포용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내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으나 대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할 경우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