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트럼프 '개입' 약발 하루 'WTI 10.6%↓'···2주간 40%↓

2020-03-21     김혜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국제유가가 코로나19의 팬데믹(대유행)에 사우디와 러시아간 유가전쟁이라는 두가지 악재에 갇혀 속수무책으로 추락하고 있다.

반짝 반등했던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다시 폭락했다. 이제는 하루 낙폭을 예상하는 것도, 바닥을 점치는 것도 모두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0.6%(2.69달러) 폭락한 22.53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5.2%(1.49달러) 내린 26.98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이번 주 29%나 폭락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이번 주를 포함해 지난 2주간 약 40%나 추락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원유시장은 급락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 실패 이후 가격 인하와 증산 계획을 밝히며 '유가 전쟁'에 돌입한 것이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사우디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과 관련해 "적절한 때에 관여할 것"이라며 개입 의지를 밝혔지만, 그 약발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사우디 및 러시아가 10%의 감산에 동참한다면 텍사스의 산유량도 같은 규모로 줄이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안다의 제프리 핼리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방송에 출연해 "전날 WTI의 큰 폭 상승은 희망을 반영한 것이지 미국 셰일 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면서 "현실이 반영되면 원유 랠리는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가격전쟁 협약은 이루기 어렵다"면서 "러시아와 사우디는 정말 전투를 벌이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국제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4%(5.30달러) 오른 1484.6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전반에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값도 최근 하락세를 지속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에만 2%가량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