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직격' 이탈리아, 코로나 추경 '5조원→10조원' 확대

2020-03-06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코로나19로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가 경기부양을 위해 75억유로(약 9조9222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보다 두 배 많은 것으로, 유럽연합(EU) 승인 여부가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러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애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및 가계 지원 등을 위해 36억유로(약 4조7627억원)의 추가 경정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었으나 피해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이번 추경 예산 편성은 코로나19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많다. 이날 현재 집계된 누적 확진자는 3858명으로 중국, 한국에 이어 세 번째이며, 사망자는 148명으로 중국에 이어 두번째다.

현지에서는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북부지역이 바이러스 확산의 거점이 되면서 경제적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GDP에서 13%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각국의 이탈리아행 직항노선 운항 중단과 급격한 관광객 유입 감소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이탈리아가 올해 1∼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설정한 0.5% 내외 성장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많다.

이탈리아 정부가 자금을 집행하려면 의회와 유럽연합(EU) 승인이 필요하다. 추경 예산 편성으로 올해 재정적자 목표가 기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2.2%에서 2.5%로 올라갈 전망이어서 이탈리아의 높은 재정적자 규모를 우려하는 EU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탈리아 출신의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앞서 이탈리아가 36억유로 규모의 추경을 계획했을 당시 "예외적인 시기인 만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승인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